스페인어 사용자 등장한 선전영상…당국, 22세 스페인 출신 IS 조직원 지목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15명의 목숨을 앗아간 스페인 연쇄 차량 테러가 일어난 지 일주일 만에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가 선전 영상을 통해 스페인에 대한 추가 테러 공격을 위협했다.
24일(현지시간) 일간 엘파이스 등 스페인 언론에 따르면 IS는 아랍어 억양이 섞인 스페인어 사용자들을 내세운 선전 영상을 통해 "알라의 뜻으로 '알 안달루스'는 다시 한 번 칼리프(이슬람 신정일치 국가)의 영토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알 안달루스'는 스페인과 포르투갈 등 이베리아 반도를 과거 5세기 동안 이슬람 왕국이 지배하던 때 이 지역을 이슬람교도들이 일컬은 명칭이다.
이 영상에서 얼굴을 두건으로 가린 '아부 라이스 알 쿠르두비'라는 IS 조직원은 아랍어 억양이 밴 스페인어로 "이슬람국가로 이주할 수 없다면, 너희가 있는 곳에서 지하드(이슬람 성전)를 수행하라. 지하드는 국경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스페인의 기독교도들은 들어라. 스페인의 종교재판에서 무슬림의 피가 흘러졌다는 것을 잊지 마라. 너희가 이슬람국가에 자행한 학살에 복수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스페인 대테러 당국은 이 남자를 스페인 코르도바 출신의 무하마드 야신 아람 페레즈(22)로 지목했다고 엘파이스는 전했다.
IS가 제시한 이 조직원의 아랍어 이름 중 '알 쿠르두비'는 코르도바 지역 출신이라는 뜻이다.
스페인 당국에 따르면, 무하마드의 아버지인 압델라 아람(42)는 테러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고 모로코 탕헤르에서 수감 중이다.
무하마드의 모친인 토마사 페레즈는 스페인 말라가의 천주교 집안 출신이지만, 1984년 남편을 만나 가정을 꾸린 뒤에는 2014년 여섯 자녀를 끌고 시리아로 건너가 IS가 장악한 지역에서 거주했다.
스페인 안달루시아 출신으로 알려진 영상 속의 다른 IS 조직원은 "바르셀로나에서 우리 형제들의 희생을 알라신이 인정할 것"이라며 "우리의 전쟁은 세상이 끝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앞서 IS는 스페인 연쇄 테러 발생 직후 이번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힌 바 있다.
스페인 연쇄 테러범들이 폭탄을 제조하다가 폭발사고가 일어난 카탈루냐지방 알카나르의 주택 잔해에서는 IS가 배후에 있음을 암시하는 문구가 적힌 종이 등이 발견됐다.
지난 17∼18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와 캄브릴스에서 일어난 연쇄 테러로 15명이 희생되고 120명이 다쳤다. 테러 용의자 12명 중 네 명이 생포됐고 나머지 8명은 경찰에 사살되거나 폭발사고로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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