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케이블 방송 2곳서 카라콜·RCN 채널 제외…"검열이자 언론탄압"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베네수엘라 정부가 자국 영토 내에서 콜롬비아 유력 방송국 2곳의 방송 송출을 중단시켰다.
콜롬비아 방송사인 카라콜은 베네수엘라 당국이 자국에서의 방송을 중단시켰다며 이는 검열이자 언론탄압이라고 24일(현지시간) 밝혔다.
카라콜 방송사의 뉴스 부문 책임자인 후안 로베르토 바르가스는 "우리는 이번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면서 "베네수엘라 당국은 2개의 케이블 방송 사업자로부터 자사 방송채널을 제외했다"고 콜롬비아의 BLU 라디오에 전했다.
바르가스는 이어 "우리는 언제나 객관적이며 사실에 근거한 보도를 해왔다"며 "베네수엘라에서 쫓겨난 여러 언론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고 말했다.
콜롬비아 뉴스채널 RCN도 방송 중단 사실을 전하면서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이 콜롬비아 언론을 겨냥한 검열을 계속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도 "이번 조치는 마두로 정권이 자유를 좋아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다른 예시"라며 "마두로 대통령이 갈수록 독재자처럼 행동한다"고 비난했다.
베네수엘라의 언론·통신 규제 당국인 코나텔은 이번 조치에 대해 공식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국경이 접한 이웃 나라로 우파 정권이 들어선 콜롬비아가 좌파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한 국제 우파 진영의 선봉에 서 있다고 비판해 왔다.
특히 최근에는 해임된 후 수배 중이던 루이사 오르테가 전 베네수엘라 검찰총장이 콜롬비아로 피신한 것을 두고 양국 간 갈등이 고조되기도 했다.
버스 운전기사 출신으로 운수 노조위원장을 지낸 마두로 대통령은 자본력을 갖춘 우파 쿠데타 세력이 석유를 노리고 미국과 결탁해 정부 전복을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마두로 정권은 이에 따라 비판적인 보도를 해온 일부 외국계 언론이 정권을 전복시키기 위한 음모에 가담했다고 주장하며 방송과 기사 노출을 막아왔다.
베네수엘라 당국은 지난 2월 CNN 스페인어 방송채널을 포함한 3개 채널에 대해 자국에서의 스페인어 방송 중단 명령을 내렸다.
CNN이 베네수엘라에서 전쟁은 물론 폭력과 유혈을 수반한 종교·인종·정치적 증오를 자극하고 있다는 게 표면적인 이유였다.
이에 앞서 지난 2014년에는 반정부 시위와 관련한 편파적 보도를 이유로 콜롬비아의 NTN24 TV의 방송 송출을 중단시켰다.
아르헨티나 뉴스 사이트 인포바에와 토도 노티시아스를 비롯해 콜롬비아의 엘 티엠포 사이트의 접속도 막았다.
국경없는기자회가 올해 발표한 세계 언론 자유 현황 보고서를 보면 베네수엘라의 언론 자유 순위는 179개국 중 137위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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