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철은 검찰수사, 이건희는 집행유예, 이재용은 구속수감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5일 뇌물 공여 등으로 징역 5년형을 선고받으면서 이병철 선대 회장과 이건희 회장에 이어 삼성 총수 3대의 '수난사'에 새삼 관심이 쏠리고 있다.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 전 회장은 검찰 수사를 받았으나 기소되지는 않았고, 이건희 회장은 재판까지 받았지만 구속은 면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부회장은 가장 혹독한 시련을 겪고 있는 셈이다.
이병철 전 회장은 지난 1966년 한국비료의 이른바 '사카린 밀수사건'으로 곤욕을 치렀다. 본인이 기소되진 않았으나 차남인 이창희 당시 한국비료 상무가 6개월간 수감 생활을 했다.
이 전 회장은 당시 여론이 악화하자 한국비료를 국가에 헌납하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하면서 위기에서 벗어났다.
현재 와병 중인 이 회장은 1995년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 과정에서 다른 대기업 총수들과 함께 조사 대상에 올랐다. 이후 불구속 기소돼 이듬해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그로부터 약 10년 뒤인 2005년에는 삼성 임원진이 정치권과 법조계에 금품 제공을 논의했다는 폭로가 담긴 이른바 'X파일' 사건으로 검찰 조사를 받으나 무혐의 처분됐다.
또 2007년에는 삼성 구조조정본부에서 법무팀장을 지낸 김용철 변호사가 비자금 의혹을 폭로하면서 특검 수사를 받았고, 결국 배임과 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 회장은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선 방안 등을 내놓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으며,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의 판결을 받은 뒤 사면됐다.
김용철 변호사 폭로 당시 특검에 소환되기도 했으나 불기소 처분을 받았던 이 부회장은 이른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돼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받은 혐의로 다시 특검의 수사 선상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2014년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투병 생활을 하는 부친을 대신해 사실상 그룹 총수 역할을 해온 이 부회장은 삼성 총수로서는 처음으로 구속 수감되는 불명예 기록을 남겼다.
특히 이날 1심 선고에서 특검이 기소하면서 적용한 5개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돼 항소심에서 쉽지 않은 싸움을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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