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 쏘임 사고 하루 평균 224건 신고…올해 4명 사망
(광주=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여름철 말벌이 왕성한 활동력을 보이면서 전국에서 벌 쏘임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꿀벌 킬러'로 알려진 장수말벌과 매말벌, 외래종인 등검은말벌은 강한 독성을 지니고 있어 사람의 목숨을 위협하기도 해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말벌에 의한 벌 쏘임 사고는 전국의 야산과 도심을 가리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지난 24일 오후 3시 56분께 광주 광산구 지죽동의 한 마을 입구에서 A(79·여)씨 등 3명이 동시에 말벌에 쏘였다.
A씨 등은 전신 마비 증세를 보였고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강원 춘천의 한 군부대에서도 지난 22일 야간 훈련 중이던 예비군 13명이 말벌에 쏘여 인근 국군병원에 이송됐다.
야간 진지 점령 훈련 중이던 이들은 군부대 외곽과 100m도 채 떨어지지 않은 야산에 오르다가 단체로 벌에 쏘였다.
앞서 지난 5일 경남 함양군 월봉산에서는 50대 남성이 말벌에 다리를 쏘여 헬기로 병원에 옮겨졌지만 숨지기도 했다.
소방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말까지 전국의 벌 퇴치 및 벌집 제거 출동은 4만7천407건으로, 하루 평균 224건꼴로 출동했다.
벌 쏘임 사고로 인한 병원 이송 환자는 올해 1∼6월까지 847명에 달했고 올해에만 4명이 사망했다.
특히 산이나 먹잇감이 있는 양봉농가 인근에 주로 서식했던 말벌들이 최근 도심에도 둥지를 틀면서 인명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땅벌이나 꼬마장수말벌은 땅속 공간에 집을 짓기 때문에 산이나 도시 외곽에 출몰한다.
이에 비해 장수말벌이나 털보말벌, 쌍살벌 등은 벽 틈이나 나무의 공간, 도심의 건물 처마나 벽, 전봇대 등에 서식처를 두고 있다.
최근 개체 수가 급증한 아열대 지역에서 온 외래종인 등검은말벌 역시 전국의 도심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말벌은 꿀벌보다 독성이 최대 500배 이상 강하고 꿀벌과 달리 한 마리가 여러 번 침을 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야외활동 시 벌을 자극할 수 있는 향수나 강한 향의 화장품 사용을 자제할 것을 권유한다.
또 벌집 발견 시 무리하게 제거하려 하지 말고 119소방당국에 신고할 것도 조언했다.
벌에 쏘였을 경우 깨끗한 물로 씻은 뒤 냉찜질을 하고, 염증이 생길 수 있으므로 벌침을 억지로 제거하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광주시 소방본부 관계자는 25일 "벌이 접근하면 무리하게 쫓으려 하지 말고 머리와 얼굴을 가리고 최대한 먼 곳으로 피해야 한다"며 "두드러기나 호흡곤란 등 증세를 보이면 즉시 119에 신고하거나 병원에 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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