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화와 불교 접목해 탄생…20년 전 창시돼 대표 민속춤으로 전승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울산의 대표적인 민속춤인 '울산학춤'이 세상에 알려진 지 20주년을 맞아 다시 조명받고 있다.
울산학춤은 날기, 땅에 내려앉기, 주위 살피기, 먹이 찾기, 햇볕 쬐기 등 학의 행동을 춤사위로 바꾼 울산의 전통무다.
여타 민속 학춤보다 생태적인 춤사위, 갓에 붉은 천으로 학의 단정(붉은 머리)을 표시한 복식 등이 울산학춤만의 특징으로 꼽힌다.
울산시민이라면 지역의 민속춤인 울산학춤을 한 번쯤 들어봤을 테지만, 그 유래나 발굴·전승 과정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은 드물다.
울산학춤은 한국학춤 연구가인 김성수(백성 스님)씨가 1997년 '총정리 울산학춤 연구'라는 책을 펴내면서 처음 그 이름이 알려졌다. 올해로 창시된 지 20년째 된 것으로, 그 이름이 쓰인 역사는 그리 길지 않은 셈이다.
이 책에서 김씨는 그러나 울산학춤의 기원이 신라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기술했다.
학이나 학춤과 관련한 언급이 많은 불교 경전이 이미 전파돼 있던 신라시대에 "계변성(戒邊城·지금의 울산)에 두 마리의 학이 내려와 울고 가자 이곳을 신학성(神鶴城)으로 고쳐 불렀다"는 '계변천신(戒邊天神) 설화'가 탄생했으며, 이러한 불교와 설화의 접목으로 한국 학춤이 탄생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당시 울산의 태화사와 백양사 스님들이 학이 내려오는 것을 보고 춤을 춘 데서 '울산학춤'이 시작됐고, 이 춤은 주변 사찰이나 민간으로 전승돼 오늘날 다른 학춤에 영향을 미쳤다는 게 김씨의 연구 결과다.
학춤은 고려, 조선시대에 궁중무로까지 발전했으나, 전승 경로에 대한 구체적인 기록이 없는 실정이다. 1900년대 초 일제의 '사찰령'으로 불교의식이 중단되면서 그나마 사찰에서 추던 학춤도 볼 수 없게 됐다.
그러던 것이 김씨를 비롯해 서국영, 구희서 등 학자나 학춤연구가들에 의해 재발굴, 그 위상이 새롭게 정립됐다.
현재 울산학춤보존회 명예회장인 김씨의 제자 13명이 울산학춤을 계승하고 있다.
울산학춤은 그동안 울산에서 704회, 국내 다른 지역에서 231회, 국외에서 23회 등 총 958회 공연했다.
가까이는 28일 남구문화원 야외마당에서 열리는 '제16회 칠석날 한마당'에서 볼 수 있다.
칠월칠석 세시풍속을 기념해 열리는 이 행사에서 매년 무대에 오르는 울산학춤은 관객들의 가장 우렁찬 박수를 받아내는 인기 프로그램이다.
김성수 울산학춤보존회 명예회장은 26일 "국내에는 동래학춤, 양산학춤, 궁중 학무 등 다양한 학춤이 있지만, 울산학춤만큼 그 기원이 구체적이고 분명한 춤은 없다"면서 "울산학춤에 대한 연구가 국내 학춤의 근간을 찾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칠석날 한마당은 울산문화사랑회와 연합뉴스가 공동 주최하고 에쓰오일, SK에너지, 고려아연, 현대중공업, 세진중공업, LS니코동제련, BNK금융, 농협중앙회 울산지역본부, 경동도시가스, 삼성SDI, 한화케미칼, LG하우시스, 현대백화점 울산점 등이 후원한다.
hk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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