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결위 회의서 신경전 끝 정회도…한국당, 쟁점화하며 사과 요구
與 "훈련종료 시간까지 확인하고 일정 조율한 것…생트집 말라"
(서울=연합뉴스) 정윤섭 김남권 기자 =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24일 청와대 수석비서관들과 만찬 회동을 한 것을 놓고 민주당과 한국당 간 신경전이 벌어졌다.
발단은 25일 새벽에 진행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비경제부처 결산 심사에서였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군 을지훈련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청와대 남관표 국가안보실 2차장이 여당 지도부 초청 만찬에 참석했다면서 '술판'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비판하자,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민관훈련은 끝난 상황이기 때문에 부적절한 지적이라며 받아친 것이다.
한국당 예결위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정 실장에게 "군이 '데프콘 1' 상태에서 훈련을 전개하는데 청와대 수석급 이상 12명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12명이 술판을 벌였다"며 "청와대는 누가 지키느냐"고 따져 물었다.
김 의원은 "안보실장은 (예결위 때문에) 여기 계시지만, 비상상황에 청와대에서 대기해야 할 안보실 1차장은 국회에 있고 2차장은 민주당 지도부랑 술판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정 실장에 이에 "(민관 을지연합) 상황은 끝났다"며 "뭐가 잘못됐다고 지적하는지 이해를 못 하겠다"고 맞섰다.
민주당 간사인 윤후덕 의원도 "추 대표가 대통령 취임 100일 동안 고생한 분들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마련한 저녁이며, 자리가 끝난 후 대표가 모임 취지까지 설명한 정상적인 자리였다"고 엄호했다.
이 문제로 인해 양측의 갈등 속에 예결위 회의는 이날 오전 1시 46분께 정회했고, 오전 3시께 재개돼 7명 의원의 보충질의를 끝으로 산회했다.
한국당은 이후 지도부까지 나서서 이 문제를 쟁점화하며 청와대와 민주당의 사과를 요구했다.
홍 대표는 천안에서 열린 당 연찬회에서 "을지연습 기간에는 술집, 유흥가를 안 가는 것이 대한민국의 전통이고 관례인데 청와대에서 그렇게까지 했다는 것을 보니 이 정부가 곧 무너질 수도 있다. 국민신뢰를 잃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한국당 예결위 소속 의원들도 성명을 내고 "안보위기 시점에 술판을 벌인 청와대 인사들에 대해 즉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며 "민주당 역시 지도부의 대국민 사과와 국민이 납득할만한 수준의 자숙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같은 당 강효상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민관 을지연습은 종료한 상태였다'는 정 실장의 해명에 대해 "청와대와 여당의 술판이 벌어진 당시에도 군은 데프콘1 상태에서 을지훈련을 전개 중이었다"며 "대통령의 안보정책을 보좌한다는 참모의 어이없는 안보인식"이라고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의 직접 해명을 요구했다.
이에 민주당 관계자는 "청와대와 일정을 조율할 때 민관 을지연습이 끝나는 시간이 오후 5시18분이라는 것을 확인한 후에 저녁 7시로 일정을 확정지었다"며 "만찬 모임이 시작된 시간은 을지연습 도중이 아니라 을지연습이 끝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장소 역시 청와대와 가까운 광화문으로 잡았고, 2차장은 술을 마시지 않았다"며 "야당의 비판은 공격을 위한 공격이자 지나친 생트집"이라고 반박했다.
jamin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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