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흔히들 가을을 두고 '독서의 계절'이라고 하지만, 사실 가을은 놀러 가기 좋은 시간이기도 해 독서율이 오히려 떨어진다고 하는 이야기도 있다.
가을이 찾아오는 9월, 나들이를 즐기며 책도 접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들이 열린다.
가을 책 관련 행사의 시작은 9월 1∼7일 '문학주간'이 연다.
지난해 시작된 한국문학축제로, 올해는 서울 마로니에 공원 일대를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열린다.
전국의 문학전문책방에서는 각종 문학 관련 프로그램이 풍성하게 마련됐다. 서울의 추리소설 전문서점인 '미스터리 유니온'에서는 '경성탐정 이상'의 김재희 작가를, 경기도 일산의 '미스터버티고'에서는 '아몬드'의 손원평 작가를 만날 수 있다. 제주의 '시옷서점'은 티셔츠에 시를 프린트해 만든 '시옷'을 서점 근처 공원에 빨랫줄에 걸어 전시한다.
1일 새벽에는 전야제격인 '문학, 밤을 깨우다'의 하나로 새벽 2∼4시 모두가 잠든 시간 대학로 '예술가의 집'에서 책을 읽는 프로그램 등도 마련됐다.
문학 작가들이 직접 기획하고 출연하고 제안한 '작가 스테이지'에서는 여러 이색적인 기획들이 눈에 띈다.
시와 소설 속 연애 이야기를 시인, 소설가와 함께 읽는 '연애를 문학으로 배웠어요', 위스키를 마시며 소설가의 작품 낭독을 듣는 '위스키 한 줄, 낭독 한 잔', 소설가와 관객이 한 문장씩 릴레이 소설 쓰기를 해 A4 한 장 내외의 손바닥 소설 두 편을 완성하는 '창작 체험, 두 명의 소설가와 릴레이 소설 쓰기' 등이다.
출판사들이 몰려 있는 경기 파주 출판도시에서는 9월 15∼17일 '파주북소리' 행사가 진행된다.
어니스트 헤밍웨이와 오스카 와일드, 헤르만 헤세 등 유명 작가들이 사랑한 타자기를 소개하고 명작 소설 탄생의 원동력이 된 타자기의 역사를 소개하는 '생각을 치다 : 타자기와 작가'를 테마전시 프로그램으로 선보인다.
김훈, 정이현, 김연수, 천명관, 방현석 작가의 단편 소설을 연극과 뮤지컬 형식으로 읽는 낭독공연, 심야에 책을 읽는 '지혜의숲 심야책방-읽어밤', 4가지 물건을 통해 독서 성향을 알아보는 '독서치료', 독자들이 직접 출판도시에 있는 출판사들을 직접 방문해 이야기를 듣는 '우리집에 놀러오세요' 등은 독자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작가와 마주앉다-작가와의 만남'에서는 정호승, 이병률, 박준, 은희경·장강명·백영옥·이기주 등의 작가를 만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공식홈페이지(www.pajubooksori.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서울 홍대주차장거리와 주변 지역에서는 9월 20∼24일 제13회 '와우북페스티벌'이 열린다. 홍대주차장거리를 따라 각 출판사가 부스를 마련하고 책을 소개·판매하는 등 책 관련 전시·강연·체험 행사가 풍성하게 마련된다.
밥 딜런의 노벨문학상 수상 등 전통적인 경계가 무너지고 있는 문학을 이야기하는 토크쇼 '밥 딜런과 문학의 미래'와 1월 세상을 떠난 존 버거의 삶을 조명하는 대담이 열린다.
올해 '한국과 영국 상호교류의 해'를 맞아 양국 시인들이 상대국 시인의 시를 재해석해 퍼포먼스로 연출하는 '시·예술 콜라보 프로젝트'와 영국 소설가가 한국에 대한 인상을 글로 남기면 그래픽 노블 작가가 이를 그림으로 옮기고, 반대로 한국의 소설가가 기록한 영국을 한국 웹툰 작가가 그림으로 표현하는 '한·영 웹툰&그래픽 노블'전도 눈길을 끈다.
올해 국내에 번역 출간된 중세 최초의 요리서 '타유방의 요리서'로 중세 요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시연하는 요리 토크쇼도 이색적이다.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야외서재 놀이터와 책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어 아이들과 함께 가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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