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이 최고] 자가 혈당측정기, 바로 알고 사용하자

입력 2017-08-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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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 최고] 자가 혈당측정기, 바로 알고 사용하자

자가측정 후 의료진과 상담해야…"손가락 쥐어짜면 측정값 오류"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당뇨병은 우리나라 주요 사망 원인 5위에 해당하는 질환이다.

각종 통계를 보면 당뇨병은 우리나라에서 2000년대 이후 지속해서 증가해 지난해에는 30대 이상 성인의 13.7%인 약 470만명이 당뇨병 환자로 파악되고 있다. 또 오는 2050년에는 우리나라의 당뇨병 환자 수가 약 600만명으로 더 늘어난다는 분석도 있다.

당뇨병은 혈액 속에 녹아있는 포도당의 농도, 즉 혈당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높은 상태가 지속하는 것을 말한다. 서구화된 식생활습관, 운동부족, 과도한 스트레스, 고령화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문제는 상당수 만성 질환처럼 당뇨병 환자들이 조기 치료의 시기를 놓치면서 협심증, 심근경색증, 뇌졸중, 족부궤양, 당뇨망막병증 등의 치명적 합병증으로 악화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당뇨병 및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률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때문에 당뇨병은 조기발견과 함께 꾸준한 치료가 필요하다.

요즘은 이런 당뇨병의 위험성이 잘 알려진 덕분에 가정에 자가 혈당측정기를 두고 직접 혈당을 측정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당뇨병 환자들은 혈당 관리 차원에서, 또 당뇨병 전 단계(내당능장애) 환자들은 당뇨병으로의 악화를 막기 위한 목적으로 쓰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자가 혈당측정 결과를 제대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전제 조건을 알아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 자가 혈당측정은 수단이지 목표가 아니다.

자가 혈당측정은 현재 당뇨병 환자의 생활습관이 건전하고 치료법이 잘 맞아 떨어지는지 알 수 있는 중요한 데이터다. 그러나 우리 몸에서 가장 변동이 심한 혈당측정 결과를 가지고 환자 스스로 판단해 일희일비(一喜一悲)할 필요는 없다. 반드시 결과를 담당 의료진에게 보여주고 어떤 경우에 혈당이 높이 올라가고, 저혈당이 생기는지 등을 상담해야 한다. 결국 자가 혈당측정은 더 나은 생활습관으로의 변화를 가져오게끔 하는 수단으로 삼아야 한다는 의미다.

◇ 손가락을 쥐어짜면 정확한 측정값을 얻을 수 없다.

현재 시판 중인 수십 종의 자가 혈당측정기는 모두 측정오차 기준을 충족하는 것이지만, 사용자 개인에 의한 잘못된 측정치까지 담보할 수는 없다. 자가 혈당측정 시 가장 흔한 오류는 손가락 끝을 찔러서 피를 낼 때 쥐어짬으로써 실제 혈당보다 낮게 측정되는 것이다. 이는 혈액과 함께 주변 조직액이 같이 흘러나와 혈액이 희석되는 것이므로 가능하면 바늘로 찌른 손가락 마디를 짜지 않아야 한다.

또 실온에 오래 노출돼 있던 측정 검사지를 사용하면 실제보다 혈당이 낮게 나오므로 사용하지 않는 검사지는 밀봉한 채로 보관하는 것도 중요하다.

기계마다 약간씩 사용방법이 다르지만 정확하고 과감하게 손가락 끝을 찌른 후 찌른 마디를 쥐어짜지 않은 상태에서 잘 보관된 검사지에 혈액을 깨끗하게 묻힌다면 가장 정확한 자가 혈당 측정치를 얻을 수 있다.

◇ 자가 혈당측정이 병원 검사를 대신 할 수는 없다.

자가 혈당측정기를 이용한다면 우선 측정치가 어느 정도 맞는지 병원 검사와 비교해야 한다. 당뇨병 환자에게 혈당만큼 중요한 치료지표인 당화혈색소는 집에서 측정하지 못하므로 반드시 정기적으로 병원 검사를 통해 확인하는 게 바람직하다. 당화혈색소는 혈당이 증가해 적혈구 내 혈색소(헤모글로빈)에 포도당이 붙은 상태를 말하는데, 최근 두세 달 동안의 평균 혈당을 나타내는 주요 지표다.

고경수 인제대 상계백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자가 혈당측정은 현재 치료법에 대한 혈당 조절의 정도, 혈당의 변동 폭 등을 파악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면서 "하지만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란 옛말처럼 혈당측정을 제대로 하고, 그 측정치를 바탕으로 담당 의료진과 허심탄회하게 상담해야만 당뇨병 극복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bi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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