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케 지사 "특별한 형태의 추도문 보류한 것" 주장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 중앙본부는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 도지사가 관례를 깨고 간토(關東)대지진 조선인 희생자 추도식에 추도문을 보내지 않기로 한 것과 관련, 추도문 요청서를 우송했다.
민단은 25일 오후 "일본의 수도를 책임진 고이케 지사가 지혜와 성의를 갖고 추도문을 지금까지처럼 보내주기를 강력히 요청한다"는 내용의 문서를 고이케 지사에게 보냈다고 밝혔다.
민단은 요청서에서 "1973년 요코아미초(橫網町) 공원에 민간단체가 건립한 조선인 희생자 추도비는 그 수가 적은 귀중한 추도비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어 "간토대지진 당시 조선인 학살 희생자 수에 대해선 여러 설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사실은 사실로서 일본 정부도 인정하고 있고, 희생자 수의 여부를 갖고 조선인 학살의 중심지에 있는 지방자치단체장이 추도사를 거절하는 이유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단은 "추도사라는 것은 희생자 수의 여부와 관계없이 그들을 추모하고 재발을 방지하려는 마음가짐을 표하는 마음의 문제"라며 "학살 사실을 감추려는 조류에는 단호한 태도를 견지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앞서 고이케 지사는 다음 달 1일 도쿄도 스미다(墨田)구 요코아미초공원의 조선인 희생자 추도비 앞에서 열리는 간토대지진 조선인 희생자 추도 행사에 추도문을 보내달라는 주최 측 요구를 거절한 것으로 일본 언론에 보도돼 논란이 됐다.
그동안 개혁을 기치로 도쿄 도민의 지지를 얻고 있는 고이케 지사가 이로 인해 극우 본색을 드러낸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으며 그의 이런 행태를 두고 간토대지진 당시 조선인학살을 부정하는 움직임을 조장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 고이케 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3월과 9월 (도쿄도위령협회가 주최하는) 대법회에서 희생된 모든 분을 추모하고 싶다는 의미에서 특별한 형태로 추도문을 내는 것을 보류했다"고 주장했다.
고이케 지사는 지난해에는 추도문을 보냈지만 "관례적, 사무적으로 내고 있음을 나중에 알았다"며 "이번에는 스스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j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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