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개사 896개 제품 대상…내달 말 검사 마무리
국가기술표준원과 기저귀 안전성도 조사하기로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현재 유통 중인 모든 생리대를 대상으로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에 대해 조사에 착수한다. 대상은 최근 3년간 생산되거나 수입된 56개사 896품목이다.
식약처는 소비자단체에서 발표한 생리대 유해물질 검출 실험 결과에서 나온 유해물질 중 위해도가 높은 벤젠, 스티렌 등 휘발성유기화합물 약 10종을 중심으로 검출 여부와 검출량을 우선 조사해 이르면 9월 말까지 검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식약처는 25일 오전 산부인과와 내분비과 전문의, 소비자단체 등과 함께 전문가 회의를 열고 이런 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여성환경연대와 강원대 생활환경연구실 김만구 교수 연구팀은 지난 3월 국내 유통 생리대 10종에서 휘발성유기화합물 등 발암 물질을 포함한 유해물질 22종이 검출됐다며 생리대에 대한 전수조사를 요구해왔다.
그러나 식약처는 휘발성유기화합물의 생리대 검출 기준은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도 마련된 국가가 없다며 소극적으로 대처하다가 논란이 확산하자 뒤늦게 조사에 착수해 '뒷북대응'이라는 비난을 자초했다.
휘발성유기화합물은 벤젠, 폼알데하이드, 스틸렌 등 대기 중에 쉽게 증발하는 액체 또는 기체상 유기화합물의 총칭이다.
생리대에서 검출된 휘발성유기화합물은 생리대를 속옷에 고정하는 접착제에서 나오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현재 생리대 품질 검사 기준에는 포함돼 있지 않아 소비자들의 불안을 키워왔다.
식약처는 지난해 국내·외에서 생리대 안전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자 휘발성유기화합물을 포함한 104종의 유해물질에 대한 검출법과 검출량, 위해성 등을 연구해 왔다.
지난해 10월부터 시작한 이 연구사업을 통해 유해물질 검출법이 어느 정도 마련됐고, 이를 토대로 가장 시급한 휘발성유기화합물에 대해 우선 적용해 조사한다는 것이다.
위해성 평가와 품질 기준을 포함한 종합적인 연구는 애초 내년 10월까지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최대한 앞당겨 마무리하고 그 결과를 발표할 방침이다.
식약처는 '부작용 생리대' 사태와 더불어 어린이와 성인용 기저귀에 대한 우려도 확산함에 따라 국가기술표준원과 협의해 기저귀에 대해서도 휘발성유기화합물 검사를 포함한 안전성 조사를 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기저귀는 의약외품인 생리대와 달리 현재 공산품으로 분류돼 있어 국가기술표준원 기준에 따르지만, 내년부터는 위생용품으로 분류돼 위생용품관리법에 따라 식약처가 관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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