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화도 아니고 실사 사진 올린 건 너무 심해'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나치식 거수경례하는 트럼프.'
독일 잡지 '슈테른(Stern)' 표지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성조기를 온몸에 휘감고 오른팔을 들어 나치식 거수경례를 하는 합성 사진이 게재되자 미국 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슈테른'은 트럼프 대통령이 신(新) 나치주의 등 백인우월주의 단체 시위로 촉발된 미 버지니아 주 샬러츠빌 유혈 사태와 관련해 '양비론'을 제기하자, 이를 비판하기 위해 이런 표지 사진을 게재한 것으로 보인다.
'슈테른'의 표지 제목은 '그의 투쟁(Sein Kampf)'이다. 아돌프 히틀러의 1925년 자서전 '나의 투쟁(Mein Kampf)'을 빗댄 것이다.
아래에는 '네오-나치, 쿠 클럭스 클랜(KKK), 도널드 트럼프는 미국에서 증오를 부추기는가'라는 부제도 달렸다.
미 일간 USA투데이는 '슈테른' 표지를 보고 미국 내에서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25일(현지시간) 전했다.
미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LA) 소재 인권단체인 사이먼위젠탈센터의 래비스 마빈 히어는 "미국 대통령을 말년의 히틀러와 비교해 묘사한 것은 진실과 거리가 멀고, 도리를 벗어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히틀러와 달리 트럼프는 홀로코스트와 세계대전을 일으키지 않았다'는 말도 나왔다.
삽화도 아니고 실사 사진을 나치 상징 이미지와 합성한 표지그림을 올린 건 너무 심했다는 지적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샬러츠빌 사태 직후 백인우월주의자들에 대해 미온적으로 비판했을 때 그의 어정쩡한 입장을 풍자한 표지가 미국과 영국의 여러 잡지에서도 게재된 바 있다.
미 주간지 '뉴요커'는 표지에 '흰색 복면' 모양의 돛에 계속 바람을 불어넣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을 그렸다.
흰색 복면은 백인우월주의단체 KKK를 상징하는 복장이다.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도 트럼프가 흰색 두건 모양의 확성기에 대고 소리치는 삽화를 표지에 그려넣은 바 있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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