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적과 맞설 것…매코널 두들겨 주겠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트럼프의 오른팔'로 불리다 '천기누설' 논란 끝에 백악관 수석전략가 직(職)에서 경질된 스티브 배넌(63)이 자신의 '옛 상사'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공격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극우 보수 성향의 대안우파(alt right) 매체 브레이트바트(Breitbart) 사령탑으로 복귀한 배넌은 26일(현지시간) 영국 경제전문지 '더 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에서 향후 우파 국수주의 의제를 강화하면서 트럼프의 정적들을 향한 싸움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배넌은 자신이 대적할 첫 상대로 트럼프 대통령과 불화를 빚고 있는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를 골랐다.
배넌은 "맞서 싸울 능력이 있다"면서 매코널 대표에게 공격을 가하겠다고 다짐했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에 어정쩡한 태도를 보인 데다 건강보험개혁법, 멕시코 국경장벽 예산 등 각종 정책을 둘러싸고 트럼프 행정부와 대립각을 세웠다.
배넌은 "미치 매코널, 그를 두들겨 주려 한다"고 말했다.
배넌은 트럼프 대통령을 공격하는 자라면 중국이든, 실리콘밸리의 IT 경영인이든, 월가 전문가이든 관계없이 자신이 나서 반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백악관에서 나는 영향력을 가졌고, 여기 브레이트바트에서 나는 파워를 가졌다"고 말했다.
배넌은 브레이트바트가 우파 진영을 대표해 트럼프 대통령을 공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일각의 관측에 대해 "우리는 결코 그(트럼프)를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스스로 다치게 하는 결정을 내리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넌은 이어 백악관에서 나가게 된 건 자신이 '이데올로그(이론가·공론가)'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배넌은 인터뷰 상대 매체인 '이코노미스트'에 대해서도 "당신들은 우리의 적이다. 급진적이고 자유무역을 지향하기 때문"이라며 적대적 태도를 내비치기도 했다.
반(反) 이민 행정명령을 비롯해 트럼프 행정부의 대표적 우파 정책을 입안한 설계자로 알려진 배넌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상임위원으로 활동하며 막강한 권력을 휘둘렀다.
배넌은 그러나 '실세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고문과 갈등을 빚어 지난 4월 NSC에서 배제됐고, 최근 존 켈리 신임 비서실장이 '백악관 기강잡기'에 나서면서 백악관에서도 밀려났다.
배넌의 경질을 부른 결정적 계기는 그가 북한 핵·미사일 위협과 관련해 "군사적 옵션이 없다"고 발언한 '아메리칸 프로스펙트' 인터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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