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선수권 개인전 사상 첫 '금'…"올림픽서 부족했던 '한 끗' 보완할 것"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근대5종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선수 최초로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건 정진화(28·LH)는 2020년 도쿄에서 사상 첫 올림픽 메달에도 도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정진화는 27일 연합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첫 개인전 1위를 차지한 게 아직 잘 믿어지지는 않지만, 확실히 금메달은 기분이 다르다"며 "마음을 편하게, 욕심부리지 않고 집중한 결과인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진화는 26일(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2017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개인전 결승에서 1천400점을 따내 로베르트 카스자(헝가리·1천393점)를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2004년 이춘헌의 은메달을 뛰어넘는 한국 선수의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 역대 최고 성적이다.
정진화는 2012년 계주, 2015년 단체전에서 한국이 사상 첫 우승을 차지할 때 빠지지 않고 대표팀의 주축을 이뤘고, 이번엔 개인전까지 금메달을 따냈다.
이번 우승으로 그는 아무도 이룬 적 없는 올림픽 첫 메달의 꿈에도 한발 다가섰다.
어린 시절부터 한국 근대5종의 대들보로 성장한 정진화는 국제무대에서 성과를 냈으나 유독 올림픽에서는 메달권에 근접하지 못했다.
2012년 런던에서 한국 근대5종 역대 최고 성적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11위에 올랐고, 지난해 리우에서도 그와 비슷한 13위에 만족해야 했다.
정진화는 "런던이나 리우 모두 '한 끗' 차이를 극복하지 못했던 것 같다"면서 "부족한 점을 보완해 도쿄까지 가면 충분히 메달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특히 "제가 순간 집중력은 좋지만, 지구력이 좀 부족한 편"이라면서 "이런 점을 중심으로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근대5종은 정진화 외에도 전웅태(한국체대)와 황우진(광주시청)이 남자 계주에서 2연패를 달성해 큰 경사를 누렸다. 최근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와 유소년선수권대회에서도 유망주들이 금메달 소식을 전하며 희망을 밝혔다.
이에 대해 정진화는 "중·고등학교 때부터 선배들과 훈련하면서 배우는 것이 효과를 낸 덕분이라고 본다. 저의 경우엔 이춘헌 형과 현재 같은 팀인 남동훈 형에게서 많이 배우고 영향을 받으며 자랐다"고 귀띔했다.
그는 또 "국제대회 경험을 쌓아 큰 대회에서도 긴장을 덜 하고 실수를 줄일 수 있었던 것 같다"고도 설명했다.
세계 1위의 기쁨을 제대로 누릴 새도 없이 정진화는 이 대회 이후 다음 달 일본에서 열리는 아시아선수권대회와 전국체전을 준비할 예정이다.
정진화는 "한국에서 새벽까지도 안 주무시고 소식을 기다리신 가족이 특히 생각나고 보고싶다"면서 "귀국하면 컨디션을 회복하면서 아시아 대회를 잘 준비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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