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위·마사회 27일 협약식 개최…"올해 연말까지 폐쇄"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서울 용산구 주민들과 한국마사회가 27일 '용산 화상경마장(마권 장외발매소) 폐쇄 협약'을 맺고 수년간 이어온 '학교 앞 도박장'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용산 화상경마도박장 추방대책위원회(대책위)는 이날 용산구 청파로 화상경마장 추방 농성장에서 마사회 등과 함께 '용산 화상경마장 폐쇄를 위한 협약식'을 개최했다. 이날 협약 체결로 마사회는 올해 연말까지 화상경마장을 폐쇄하고 건물을 매각하기로 했다.
대책위는 2014년 1월 22일 화상경마장 앞 노숙농성을 시작한 지 1천314일 만에 화상경마장 폐쇄 합의를 끌어냈다.
'학교 앞 도박장' 논란은 마사회가 서울 용산역 옆 화상경마장을 학교·주거지역과 가까운 현재의 위치로 이전을 추진하면서 불거졌다. 2013년 5월 화상경마장 이전 추진 사실이 주민 사이에 알려지며 대책위원회가 꾸려졌다.
대책위에 따르면 용산 화상경마장은 성심여중고등학교와 215m가량 떨어져 있다. 대책위는 "현행법은 화상경마장이 들어설 수 없는 범위를 교육환경보호구역 200m 내로 정하고 있으나, 유해 범위는 그보다 훨씬 크다"고 비판해 왔다.
주민들의 반발에 국민권익위원회는 2014년 6월 마사회에 화상경마장 이전 혹은 철회를 권고한 바 있다. 서울시의회와 용산구의회도 반대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으나 마사회는 2015년 화상경마장을 개장을 강행했다.
이에 대책위는 그동안 마사회에 대해 수차례 감사청구와 형사고발, 행정신고를 제기하며 맞섰다. 또 6차례 대규모 지역주민집회를 열고 용산 주민 22만 명 중 17만 명의 서명을 받는 등 화상경마장 폐쇄에 집중해왔다.
이날 협약식에서 김율옥 대책위 공동대표는 "이날 협약식이 전국의 화상경마장 문제에 대해 국가 차원의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해결책이 되는 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양호 마사회 회장도 "갈등과 분열을 해소하고 소통과 화합 차원에서 대승적 결정을 내리게 됐다"며 "이번 문제를 계기로 장외발매소를 혁신해서 이런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역 주민들과 학생들이 고통받는 사행산업이 사라지길 진심으로 바란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한다는 다짐으로 구청장과 협력해서 주민들의 승리를 기념하는 기념비를 하나 만들어놓겠다"고 밝혔다.
이날 협약식에는 박 시장과 이양호 마사회장을 비롯해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인 이학영 민주당 의원,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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