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 자민당이 이달 초 '분위기 쇄신' 개각 후 처음 실시된 광역 지방자치단체 선거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 각료들과 당내 유력인사들을 총동원한 끝에 신승을 거뒀다.
27일 NHK에 따르면 이날 실시된 이바라키(茨城)현지사 선거에서 자민당과 연립여당 공명당이 지지한 오이가와 가즈히코(大井川和彦·53) 후보가 6기 24년간 현지사를 맡아온 하시모토 마사루(橋本昌·71)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이들 두 후보는 모두 보수 성향 인사로, 선거는 제1야당 민진당의 지지 후보를 내지 않은 채 치러졌다. 정권의 심판 여부 보다는 지방의 이슈가 선거의 주된 쟁점이었다.
자민당은 지난달 초 도쿄(東京)도의회 선거에서 참패를 당한 뒤 연패는 피했다는 점에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지만, 그렇다고 이번 선거로 아베 정권의 인기 하락 분위기를 반전시켰다고는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교도통신은 아베 정권이 좋은 분위기를 타긴 했지만 그렇다고 구심력을 회복했다거나 개각 후 정권 운영에서 신뢰를 받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지율 하락의 요인인 '가케(加計)학원 스캔들' 문제는 여전히 뜨거운 감자로 남아있는 상황이다.
중앙 정계의 유력인사들을 대거 유세 현장에 보내며 총력전을 펼쳤는데도 겨우 승리했다는 것도 정부·여당을 머쓱하게 한다.
유세 기간 가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자민당 정조회장,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 노다 세이코(野田聖子) 총무상,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 자민당 수석 부(副)간사장 등 정부와 여당의 '포스트 아베' 주자들이 대거 현지에 내려가 오이가와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9시30분 기준 득표결과를 보면 여당 지지 오이가와 후보(34만7천452표)가 하시모토 후보(31만568표)에 불과 3만7천표 가량 겨우 앞서는 데 그쳐 '거물'들이 이름값이 무색한 상황이 됐다.
아베 정권이 향후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할 수 있을지는 아오모리(靑森)현, 니가타(新潟)현, 에히메(愛媛)현 등 3곳에서 10월22일 함께 열리는 이 트리플 보궐선거가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보궐선거에서 자민당이 승리하면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져 아베 정권이 개헌에 다시 속도를 낼 가능성이 있지만, 만약 참패하면 정권의 기반이 흔들리며 중의원의 해산과 조기 총선이 실시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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