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가치가 뭐냐'는 질문에 즉답 피해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부 장관이 25일(현지시간) 백인우월주의자들의 버지니아주(州) 샬러츠빌 폭력시위에 대해 양비론을 펴며 옹호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거리를 두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 발언은 틸러슨 국무장관이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유엔이 샬러츠빌 유혈사태에서 드러난 인종적 증오를 비난하는 성명을 낸 것과 관련해 미국의 가치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틸러슨 장관은 "국무부는 미국의 가치를 표현하며 미국 국민과 미국의 가치를 대변한다"면서 "우리는 자유, 그리고 모든 사람이 평등한 대우를 받도록 하는데 헌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메시지는 변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틸러슨 장관은 또 "누구도 미국 국민의 가치, 또는 미국 정부와 기관이 그러한 가치들을 증진하고 수호하기 위해 헌신하고 있다는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그렇다면 대통령의 가치는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았으나,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고 "(대통령의 가치는) 대통령이 직접 말한다"고만 했다.
이에 진행자가 "(대통령과) 거리를 두려는 것이냐"고 물었으나, 틸러슨 장관은 "나는 지난주 국무부 연설에서 우리의 가치에 관한 의견을 말했다"고 답변하며 비켜갔다.
앞서 그는 지난 18일 직원들과의 대화에서 "인종주의는 악(evil)이며 미국의 가치에 반하는 것"이라며 다양성 증진을 위한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미 언론은 틸러슨 장관의 발언에 대해 백인우월주의자와 신(新)나치 단체 등 극우세력에 의해 촉발된 샬러츠빌 유혈사태의 책임을 맞불 시위대를 포함한 '여러 편'에 돌리는 양비론적 발언을 한 트럼프 대통령과는 다른 관점을 드러낸 것이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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