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메르 대통령에 93%가 거부감…정치권 이어 사법부에 대한 불신도 커져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브라질에서 꼬리를 물고 터져 나오는 권력형 부패 스캔들이 심각한 리더십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브라질 일간지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는 여론조사업체 입소스의 조사 결과를 인용, 정치권에 집중됐던 국민의 불신이 사법부를 포함해 공직사회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입소스는 지난 1∼14일 72개 도시 1천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으며, 오차범위는 ±3%포인트다.
이 조사에서 유력 정치인들에 대한 평가는 전반적으로 저조하게 나왔다.
우파 브라질민주운동당(PMDB) 소속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에 대해서는 93%가 거부감을 표시했고 호의적인 평가는 3%에 그쳤다. 3%는 응답하지 않았다.
좌파 노동자당(PT)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부정적 66%, 긍정적 32%, 무응답 2%로 나왔다.
좌파·우파를 가리지 않고 기성 정치인들에 대해서는 부정적 평가가 일제히 50%를 넘은 가운데 2018년 대선을 앞두고 '새 얼굴'로 주목받는 유명 방송인 루시아누 후키는 부정적 42%, 긍정적 44%, 무응답 14%로 비교적 후한 점수를 받았다.
조사에 참여한 다닐루 세르소지무 연구원은 "브라질 국민은 2018년 대선에서 화합과 화해를 추구할 후보를 기다리고 있으나 누구도 이에 부합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부패수사가 위축될 조짐을 보이면서 사법부와 검찰의 주요 인사들에 대한 평가도 악화하고 있다.
11명의 연방대법관과 호드리구 자노 연방검찰총장에 대해서는 부정적 평가가 긍정적 평가를 웃돌았다.
그러나 부패수사를 주도하는 세르지우 모루 연방 1심 판사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 55%, 부정적 37%, 무응답 8%로 나왔다.
과거 연방대법원장 재임 시절 정치권의 외압을 무시하며 부패수사를 밀어붙인 것으로 유명한 조아킹 바르보자 변호사도 긍정적 평가(47%)가 부정적 평가(36%)보다 높았다.
한편, 브라질 사법 당국은 지난 2014년 3월부터 '라바 자투(Lava Jato: 세차용 고압 분사기) 작전'으로 불리는 부패수사를 벌이고 있다.
'라바 자투'는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가 장비 및 건설 관련 계약 수주의 대가로 대형 건설업체 오데브레시 등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정황이 포착되면서 시작됐다.
이 수사를 통해 정·재계 유력 인사들이 돈세탁과 공금유용 등 혐의로 줄줄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 페트로브라스와 오데브레시에는 막대한 벌금이 부과됐으며 이 때문에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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