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내 CCTV 시각차 극명…교사 '반대' vs 학부모 '찬성'

입력 2017-08-28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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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내 CCTV 시각차 극명…교사 '반대' vs 학부모 '찬성'

경기도교육연구원, 도내 유치원 교사·학부모 대상 설문

(수원=연합뉴스) 류수현 기자 = 아동학대 예방 대책으로 논의되는 교실 내 폐쇄회로(CC)TV 설치 여부를 두고 유치원 교사와 학부모 간 견해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학부모의 절대다수가 CCTV 설치에 찬성하는 것과 달리 교사들은 80% 이상이 CCTV 설치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어린이집은 2015년 5월 영유아보육법 개정으로 CCTV 설치가 의무화됐지만, 유치원은 현재 의무설치 대상이 아니다.

28일 경기도교육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연구보고서 '유치원 교실 내 영상정보처리기기 설치·운영에 관한 연구: 아동학대 예방 측면을 중심으로'에 따르면 유치원 교실 내 CCTV 설치 여부를 묻는 항목에 유치원 교사 중 81.1%가 반대하는 반면, 학부모는 84.3%가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이번 설문에는 경기도 공·사립 유치원 교사 549명과 학부모 878명이 참여했다.

설문 결과 교사 대부분은 CCTV 설치와 아동학대가 연관성이 없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들은 아동학대의 주된 원인으로 '교사의 직무 스트레스'(71.8%·이하 중복응답)와 '교사의 부족한 인성'(66.1%)을 지목했다.

'CCTV 미설치'가 원인이라는 답변은 2.6%에 불과했다.

학부모는 '교사의 부족한 인성'(85.3%)과 '교사의 직무 스트레스'(74.7%)를 주요 아동학대 원인으로 꼽았다. 아울러 'CCTV 미설치'가 원인이라는 응답률도 43.2%에 달해, CCTV 설치 여부와 학대가 어느 정도 관련이 있다는 현실인식을 드러냈다.

또 교사들은 CCTV 설치 효과에 대해서는 1.63∼2.46점(5점 만점)을 매겨 '아동학대 예방에 큰 효과가 없을 것'으로 봤다. 그러나 학부모들이 부여한 점수는 평균 4점대로 매우 긍정적이었다.

대다수 교사는 CCTV가 설치되면 학부모의 간섭이 우려되고, 교사의 인권과 교권이 보호받지 못하면서 일상적인 교육활동이 침해받을 것으로 평가했다.

실제 CCTV가 설치된 유치원에 근무하는 교사 82명 중 19.5%는 '(CCTV 설치 이후) 교사에 대한 부모의 간섭이 심해졌다'라고 답했다.

CCTV 수혜 대상에 대한 양측의 인식도 달랐다.

교사 중 36.4%는 CCTV가 설치되면 '학부모'가 가장 많은 도움을 받는다고 응답했다. 23%는 '누구에게도 도움되지 않는다'고 답한 가운데 '원장' 8.4%(46명), '교사' 7.5%(41명), '원생' 4.6%(25명)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학부모 중 48.6%는 '원생'들이 혜택을 본다고 응답했다. '학부모'라는 답변은 33.9%,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는 등의 '기타 의견'이 6.7%(59명)로 그 뒤를 이었다.

경기도교육연구원 관계자는 "어린이집 CCTV 설치 의무 조항이 학부모와 교사의 충분한 의견 검토 없이 시행되면서 교사와 아동의 인권침해를 두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라며 "최근 유치원에도 CCTV 설치를 요구하는 학부모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만큼 CCTV 설치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라고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연구 결과 CCTV 설치에 대한 교사와 학부모 간 의견은 대조적이었지만, 양 측 모두 아동학대 예방에 대한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보면서 교사의 직무 스트레스 해소, 교사의 아동학대 인식제고 등 다양한 대안이 함께 고려돼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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