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 "정후 뽑자고 제 입으로 어찌 이야기했겠느냐"

입력 2017-08-28 16:02  

이종범 "정후 뽑자고 제 입으로 어찌 이야기했겠느냐"

이종범·정후 父子, 사상 첫 국가대표 동반 승선 '성큼'

'고졸 신인 안타 신기록' 이정후, 대표 선발 확정적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이종범(46)·정후(19) 부자(父子)가 사상 첫 '국가대표 부자 동반 승선'에 한 발 더 다가섰다.

KBO는 28일 서울시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회의를 열어 11월 16∼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릴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국가대표 예비 엔트리 42명을 확정해 발표했다.

올 시즌 KBO리그 신인상을 예약한 이정후의 이름도 당연히 포함됐다.

휘문고를 졸업하고 2017시즌 넥센 히어로즈 1차 지명으로 유니폼을 입은 이정후는 이번 시즌 팀이 치른 121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0.330(455타수 150안타), 2홈런, 39타점, 93득점, 11도루로 맹활약 중이다.

이정후는 이미 1994년 김재현(LG 트윈스)이 세운 고졸 신인 최다안타 종전 기록(133개)을 훌쩍 넘어섰다.

타율 13위, 안타 5위, 득점 3위로 신인상을 넘어 골든글러브 외야 부문 수상까지 노려봄 직한 성적이다.

만약 갑작스러운 부상 등 돌발 상황만 발생하지 않으면, 이정후의 대표팀 최종 승선은 확정적이다.

이종범은 코치 자격으로 이날 회의에 참가해 아들의 예비 엔트리 발탁을 지켜봤다.

방송해설위원으로 활약 중인 이종범은 자신이 맡은 경기에서 아들 칭찬을 삼간다.

이날 회의에서도 이종범은 이정후를 선발하는 데 영향력을 발휘하지 않았다.




대신 회의에 참석한 이들은 이정후를 대표팀 예비 엔트리에 포함하는 걸 만장일치로 동의했다.

이종범이 지난 10일 대표팀 외야 및 주루코치로 선임되면서 '부자 동반 대표팀 승선'의 씨앗이 싹트기 시작했다.

현역 시절 국가대표 외야수로 한국야구 위상을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했던 이종범은 이제 대표팀 코치로 후배들에게 힘을 보탠다.

이종범은 아들이 야구선수의 길을 선택한 이후 한 번도 야구를 '가르치지' 않았다.

아들의 야구 교육을 맡은 지도자를 존중하는 의미에서다.

대신 야구선수가 꼭 가져야 할 정신적인 자세와 선후배 사이에서 지켜야 할 점은 철저하게 지도했다.

야구계에서는 야구 이야기를 하지 않던 '야구천재' 부자의 대표팀 동반 승선이 불러올 긍정적 상호작용을 기대한다.

이종범 코치는 회의가 끝난 뒤 "아마 이정후가 더 (대표 선발을) 좋아할 것 같다. 야수 파트 코치가 두루두루 생각해서 뽑은 거다. 제 입으로 어찌 감히 (선발하자고) 이야기했겠느냐"며 웃었다.

이어 "뽑힌 게 중요한 게 아니다. 대표팀에서 사명감으로 본인이 어떻게 해야 할지가 중요하다. 19살짜리가 국가대표 뽑혀서 잘하기 힘들다. 나도 1989년과 2006년 뛰었을 때가 다르더라. 만약 최종 엔트리에 뽑히면 좋은 경험이 될 거라고 믿는다"며 아들에게 애정 어린 조언을 했다.

4b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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