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경력 '우표 디자이너' 김소정 우정본부 디자인실장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우표를 문학에 비유하자면 '소설'보다는 '시'에 가깝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기념우표의 디자인 책임자인 김소정(46) 우정사업본부 디자인실장은 28일 우표 디자인을 이렇게 설명했다.
엄지손톱만 한 작은 크기의 우표 안에, 여러 의미를 최대한 간결하고 상징적으로 함축해 넣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17일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에 맞춰 발행된 '제19대 대통령 취임 기념우표'에는 어떤 메시지가 담겼을까.
문 대통령 기념우표는 이른바 '한정판 이니굿즈'로 불리며 '완판(완전 판매) 열풍'을 일으켰고, 우표첩은 2차 추가 발행돼 28일 자정까지 예약 판매되는 초유의 기록을 세웠다.
김 실장은 "이번 우표에 담긴 의미는 국가 상징인 '태극기'를 보면 알 수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국민 통합'의 의미로, 우표 전지에 대통령과 국민이 대형 태극기를 함께 들고 있는 사진을 배치했으며, 새로운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대통령이라는 의미를 '휘날리는 태극기'에 담아 문 대통령 사진 뒤에 넣었다"고 말을 이었다.
이번 취임기념 우표에는 역대 대통령 취임기념 우표와 다른 '특이점'도 있다. 소형시트 디자인에 '취임식 사진'을 썼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 바로 다음 날 취임해 우표에 취임식 카퍼레이드 사진을 쓸 수 있었다는 게 김 실장의 설명이다.
이전에는 대통령 후보자가 당선된 뒤 우표 발행을 준비, 취임식 날짜에 맞춰 우표를 판매해 취임식 사진을 쓸 수 없었다.
김 실장은 "우표는 국가의 상징이며 그 나라의 역사, 자연, 문화, 예술, 국가적 행사를 모두 담는 '그릇'"이라며 "우표를 디자인하는 것은 책임감이 따르는 일이므로 미적인 소양뿐 아니라 문화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과 탐구로 안목을 높여야 한다"고도 설명했다.
20년간 우표 디자이너로 일해 온 김 실장은 최근 발행된 우표 중 특히 '국립소록도병원 개원 100주년 기념우표'가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직접 소록도 병원을 탐방하며 느낀 마리안느 수녀와 마가렛 수녀의 헌신이 잊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멸종위기동물 우표'의 경우 지구에서 함께 사는 동물들의 멸종을 막기 위해 사람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문 대통령 취임기념 우표 이후에도 중요한 우표가 많이 발행된다고 소개했다.
조만간 최대 이슈가 될 우표로는 전 세계인의 스포츠 축제인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의 개최 기념우표를 꼽았다. 아울러 해외 독립운동유적지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제주 해녀 등을 소재로 한 우표도 발행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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