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중국이 정부의 지원과 전통을 기반으로 대마초 생산대국으로 변신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8일 보도했다.
중국에서는 대마초 재배가 원칙적으로 불법이다. 하지만 윈난(雲南)성에서는 2003년부터, 헤이룽장(黑龍江)성에서는 지난해부터 특별 허가를 받은 농가에 한해 합법화됐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이 두 지역이 전 세계 합법적인 대마초 경작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중국 정부가 대마초 재배 합법화에 나선 것은 대마초 경작의 수익성이 너무 높아 단순한 금지만으로는 이를 막을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대마는 '그린 골드'(녹색 황금)로 불릴 정도로 수익성이 높다. 대마가 헥타르(㏊)당 1만 위안(약 170만원)의 수익을 내는 데 비해, 옥수수 같은 일반 작물은 수천 위안을 버는 데 그친다.
실제로 대마는 버릴 것이 없을 정도로 유용하게 활용된다. 줄기는 섬유회사에 넘겨져 고품질 직물의 원료가 되고, 잎은 의약품 원료로 팔린다. 씨는 식품회사를 거쳐 과자, 식용유, 음료 등으로 만들어진다.
중국이 대만초 생산대국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정부 연구기관에서 오랜 연구를 거쳐 다양한 품종 개발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1970년대 말 베트남과 전쟁을 치렀던 중국은 아열대 우림 속에서도 깨끗하고 건조하게 유지할 수 있는 직물 개발에 고심하다, 대마가 바로 그런 성질을 지녔다는 것을 발견했다. 대마는 또한 전쟁 중에 발생한 부상자 치료에도 유용하게 쓰였다.
연구 결과 북극권에 가까운 헤이룽장 성부터 네이멍구(內蒙古) 고비사막, 아열대성 기후인 윈난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환경에서 서식할 수 있는 잡종 개발에 성공했다.
세계 지적재산권기구에 따르면 현재 대마와 관련된 세계 특허 600여 개 중 절반 이상을 중국이 갖고 있다. 중국 정부와 기업들이 이 특허를 이용해 관련 이익을 독차지할지 모른다고 서구 제약회사들이 우려할 정도다.
대마 재배의 합법화는 중국 내에서 계속 논란거리가 될 전망이다.
후난(湖南)성에 있는 중국 농업과학원의 윈춘밍 교수는 "환각 성분 농도가 낮은 대마라고 할지라도 대규모로 재배하면 마약 남용의 위험이 커지고, 많은 사회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해서 대마 재배를 계속 불법화하면 이를 재배하는 농민들의 대규모 시위 등을 불러올 수도 있어 중국 정부의 고심은 커질 전망이다. 중국의 경쟁 우위를 바탕으로 세계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들도 있다.
베이징 대마투자그룹의 탄신 대표는 인민해방군과 공동으로 '외상성 스트레스 장애' 치료제 등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이 분야가 5년 내에 1천억 위안(약 17조원) 규모의 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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