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지난해 7월 강원도 철원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 사고로 다리를 다친 연극학도 김경렬(22) 씨가 연극 무대에 복귀했다.
상병이던 김씨는 당시 사고로 오른쪽 종아리 아래 부위를 잃었지만 장애보상금으로 800만원밖에 받지 못한다는 사실이 알려져 안타까움과 공분을 샀었다.
29일 부산 경성대에 따르면 김씨가 지난 24일과 25일 이틀간 경성대 예노소극장에서 열린 연극 '기적을 파는 백화점'에 연출로 참여했다.
꿈이 배우인 김씨는 올해 1월에 의병 제대를 하고 2학기 복학을 앞두고 있다.
김씨는 "이렇게 다시 걸어 다닐 수 있어서 기쁘고 친구들과 공연을 할 수 있다는 게 꿈만 같다"며 "앞으로 잘될지 모르겠으나 연기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극은 연극영화학부 학생들이 올여름 내내 준비한 작품으로 이어령의 블랙유머 희곡이다.
상품을 팔고 사는 판매원과 고객 사이의 대화를 이용해 현대인의 비극적인 삶을 상징적 수법으로 파헤친다.
연극영화학부 2학년 박현준(22) 씨는 "사고 소식을 듣고 처음엔 놀랐으나 씩씩하게 다시 일어날 것이라고 믿었다"며 "배우의 꿈을 펼칠 수 있는 날들이 더 많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연이 끝난 이후 김씨는 경성대 김철범 학무부총장의 격려금을, 연극영화학부 강내영 교수 등 영화전공 교수들이 모은 장학금을 각각 받았다.
경성대 총학생회는 지난해 김씨의 사고 소식을 접한 이후 중앙도서관 광장에서 푸드트럭을 운영하며 '김 상병 돕기 모금 캠페인'과 '국가유공자 예우 서명운동'을 벌였다.
김씨는 학우와 각계각층의 성원으로 올해 6월 현충일 추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국가유공자 증서를 받았다. 무료 의족과 연금 등의 혜택도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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