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수 무단방류 등 환경오염 드러나자 반발 고조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양돈장이 밀집한 제주시 한림읍 주민 300여 명이 29일 축산 악취와 폐수 무단 배출 등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양돈 농가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대책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주민들은 이날 오전 한림읍사무소에 집결해 "축산 악취 등으로 수십 년간 고통을 받고 있으나 행정이 소극적으로만 일관해왔다"고 질타했다.
문승훈 상대리 이장은 "도 조례 개정을 통해 양돈 농가에 대한 환경오염 행위를 철저하게 감시하고 처벌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환경오염을 유발한 양돈 농가를 구속하고 즉각적인 진상 조사에 나설 것를 요구했다.
도내 모든 양돈 농가에서 발생하는 축산 폐수를 처리하기 위한 '가축 분뇨 자원화 시설 저장조' 운영 실태에 대한 조사도 주문했다.
제주도 자치경찰 수사에서 일부 비양심적인 양돈 농가가 축산 폐수를 '숨골'로 무단 배출한 것으로 드러나자 주민들의 분노는 더욱 커졌다.
숨골은 용암동굴이 붕괴하거나 지표면 화산암류가 갈라져 지표수가 지하로 잘 흘러드는 곳이다. 지하수 함양의 원천인 동시에 오염의 취약한 곳이기도 하다.
장정인 한림읍 부녀회장은 "비양심적인 농가에서 숨골에 축산 폐수를 무단 방류해 생명수인 지하수가 오염되고 한림정수장 수질에서는 질산성 질소함량이 기준을 초과했다"고 규탄했다.
자치경찰 수사결과 현재 가축 분뇨 무단방류 혐의가 확인된 6곳의 양돈장 가운데 혐의를 일부 시인한 금악리와 명월리의 양돈장 4곳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했다.
모 양돈 영농조합법인은 가축분뇨 자원화 시설 저장조에 설치된 모터 펌프에 고무호스를 연결하는 방법으로, 인근 숨골 지하구멍으로 무단 배출해온 정황이 포착돼 수사를 받고 있다.
조사 과정에서 한림읍 상명리에 있는 용암동굴은 물길을 따라 흘러들어 간 가축 분뇨 찌꺼기로 가득해 오염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도는 오는 10월 26일까지 양돈 농가를 대상으로 악취 발생 실태 정밀조사를 위한 현장 악취측정을 시행할 예정이다.
이번 현장 정밀조사에서는 양돈장 악취가 '악취방지법'에서 정한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하고 있는지 확인한다. 기준을 초과할 경우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한다.
조사 대상은 학교 인근(학교 부지경계 1㎞)에 있는 양돈 농가(15개소)와 축산 악취 민원이 많은 양돈장(35개소) 등 50개 농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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