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빠른 대응조치' 의지…美 B-1B 등 전략무기 줄줄이 출동할듯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군 당국이 29일 북한의 중거리급 탄도미사일 발사 이후 북한 지휘부 벙커를 격파하는 실제 폭탄 투하훈련을 하고 실전 배치에 들어간 신형 현무계열 탄도미사일 비행시험 영상을 공개하는 등 강력한 대응 의지를 과시했다.
한미 합참도 북한 도발에 대응해 군사적 대응 등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조치를 빠르게 시행하자는 데 뜻을 모아 B-1B 전략폭격기 등 미국의 전략무기가 줄줄이 한반도로 출동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군과 정부는 북한이 중거리급 탄도미사일을 탑재한 이동식 발사차량(TEL)을 평양 순안지역으로 이동시키는 징후를 사전에 포착하고, 발사 이후 취할 조치를 사전에 각본처럼 짜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군의 한 관계자는 "상부의 명령이 떨어지면 즉각 실행하도록 전투기 무장폭격과 현무 미사일 영상공개 등 대응조치를 바로 실행시키도록 준비를 해왔다"고 말했다.
북한은 이날 오전 5시57분께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고, 발사 후 2분이 넘지 않은 시점에 동해에서 작전 중인 이지스 구축함의 SPY-1D 레이더에 탐지됐다. 같은 시각 지상의 탄도탄 조기경보레이더와 공중의 피스아이 항공통제기에서도 포착됐다.
이어 오전 7시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가 개최됐고, 대응 방안이 논의됐다. 이 결과를 보고받은 문재인 대통령이 "강력한 대북 응징 능력을 과시하라"고 지시한 뒤 대기 태세에 들어간 군사적 대응조치들이 즉각 시행됐다고 군의 한 관계자가 전했다.
공군은 오전 9시 무렵 대구기지에서 무게 1t의 MK-84폭탄 2발씩을 장착한 F-15K 전투기 4대에 이륙 명령을 하달했다. 오전 9시30분께 강원도 필승사격장 상공에 도착한 F-15K 전투기 4대는 2대씩 편대로 나눠 2대가 동시에 폭탄 2발씩을 떨어뜨렸다.
탄두부분에 428㎏의 고폭장약이 들어있는 MK-84 폭탄은 북한 전쟁지휘부가 있을 지하 벙커를 파괴하는 데 동원된다. 항공기에서 투하된 MK-84가 지상에 떨어져 폭발하면 직경 13m, 깊이 3.6m의 구덩이가 생길 정도로 파괴력이 크다.
국방과학연구소(ADD)도 국방부 지침에 따라 지난 24일 이뤄진 신형의 사거리 500㎞(현무-2B), 800㎞(현무-2C) 탄도미사일의 마지막 전력화 비행시험 영상을 전격 공개했다. 현무-2B와 현무-2C의 탄두 중량은 각각 1천㎏, 500㎏인데 이번 비행시험은 탄두위력을 더 증대시킨 신형 미사일이다.
ADD는 이번에 신형 500㎞ 미사일 1발과 800㎞ 미사일 2발 등 3발을 연속 발사한 동영상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전 지역 핵심시설을 정확하게 침투해 파괴할 수 있는 맞춤형 신형 탄도미사일로 킬체인과 대량응징보복의 핵심전력"이라며 "앞으로 미사일 부대와 전력을 대폭 증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경두 합참의장과 조지프 던퍼드 미국 합참의장도 이날 오전 8시10분부터 25분까지 공조 전화통화를 하고 군사적 대응을 포함한 한미동맹의 강력한 대응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조치를 빠른 시일 내 보여주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한미 군 수뇌부의 이런 의지에 따라 북한이 포위사격 위협을 가한 태평양의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 배치된 B-1B 전략폭격기가 곧 한반도로 출동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확장억제 제공 공약에 대한 믿음을 주기 위해 핵무기를 탑재한 B-2·B-52 전략폭격기를 미국 본토에서 전개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일본 가나가와(神奈川)현 주일미군 요코스카(橫須賀)기지에 배치된 핵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도 언제든 이동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고 있다.
오는 31일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합훈련 종료 이후에도 한반도 군사적 긴장 수위는 계속해서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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