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미국 광산기업 프리포트-맥모란이 5년에 걸친 줄다리기 끝에 세계 최대 규모의 금·구리 광맥인 인도네시아 그래스버그 광산의 지배지분을 포기하기로 합의했다.
인도네시아 에너지·광물자원부와 프리포트-맥모란은 29일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프리포트-맥모란이 현재 90.64%에 달하는 파푸아 주(州) 그래스버그 광산 지분을 49%까지 낮추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에 따르면 프리포트-맥모란은 캐낸 광물을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가공하기 위한 제련시설과 용광로도 갖추게 된다.
대신 인도네시아 정부는 2021년 만료되는 프리포트-맥모란의 그래스버그 광산 채광 허가를 2041년까지 10년 단위로 두 차례에 걸쳐 연장할 계획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자국 천연자원 개발 수익을 늘리기 위해 2012년 초 외국 투자자의 국내 광산기업 소유 지분을 50% 미만으로 축소하는 법률을 발표하고, 프리포트-맥모란과 협상을 벌여왔다.
이와 관련해 프리포트는 소극적 태도로 일관했으나, 국내 제련시설에서 가공하지 않은 금속 원광의 수출을 금지하는 광업법이 올해초 발효되는 등 인도네시아 정부의 압박이 가중되자 결국 지배지분을 포기하기로 했다.
프리포트-맥모란은 수하르토 통치 시절인 1960년대에 인도네시아에 진출해 그래스버그 금동광산을 운영해 왔으며, 인도네시아에서 납세 규모가 가장 큰 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정부는 프리포트-맥모란이 수익을 독식하고 있다면서 소유 지분을 축소하고 최초 3.5%와 1%에 불과했던 구리와 금 판매액에 따른 로열티를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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