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서 환수한 고성 옥천사 불화도 보물 지정예고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지난 1995년 경남 밀양 표충사 삼층석탑(보물 제467호) 보수 과정에서 나온 불상과 공양물이 보물로 지정된다.
문화재청은 표충사 삼층석탑의 기단(基壇) 적심부에서 발견한 통일신라시대와 고려시대 금동불 20구와 각종 공양물, 조선시대 초기인 1491년에 탑을 개수하면서 제작한 비석인 '개수탑기비'(改修塔記碑)를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29일 밝혔다.
표충사 삼층석탑에서 출토된 불상은 크기가 다양하다. 일부 불상은 머리와 대좌가 파손되기도 했지만, 은은한 미소와 부드러운 천의(天衣)가 인상적인 유물도 있다.
통일신라시대 석탑 가운데 사리장엄구(舍利莊嚴具)와 함께 불상을 봉안한 사례는 적지 않지만, 이처럼 제작 시기와 형식이 다양한 불상을 넣는 경우는 드문 편이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 관계자는 "9세기에 석탑을 건립한 뒤에도 여러 차례 보수하면서 지속해서 불상을 봉안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화재청은 고려 우왕 4년(1378) 충북 충주의 청룡선사(靑龍禪寺)에서 간행한 불교 서적인' 선림보훈'(禪林寶訓)도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선림보훈은 불교 선사(禪師)들의 도와 덕에 관한 교훈을 모은 책으로, 서적을 간행한 동기와 유통 사실, 간행에 참가한 인물 등 서지학적 정보가 남아 있다.
고려시대 책 중에서는 나무판에 글씨를 새기는 판각(板刻)과 책을 종이에 찍어내는 인출(印出) 작업이 매우 정교하게 이뤄진 서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와 함께 대한불교조계종이 지난해 프랑스에서 환수한 고성 옥천사 제2초강대왕도(第二初江大王圖)도 보물로 지정 예고됐다.
옥천사 시왕도(十王圖)의 일부인 이 불화는 1744년 화승인 효안(曉岸)의 주도로 조성됐다. 1976년 옥천사에서 사라졌고, 프랑스인이 인사동 고미술상에서 구매하면서 한국을 떠났다. 이 소장자는 작년 5월 프랑스 국립기메박물관에 작품을 판매하겠다는 의사를 비쳤고, 이 과정에서 도난 문화재임이 확인돼 고국으로 돌아오게 됐다.
18세기 전반 시왕도의 전형적인 작품으로, 구도·색채·인물의 표현 등에서 완성도가 높은 편이다.
다만 제2초강대왕도는 별도의 지정번호를 받지 않고, 이미 보물 제1693호로 지정된 '옥천사 시왕도'에 포함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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