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민박'이라더니…'1박에 78만원' 호화펜션 불법영업(종합)

입력 2017-08-30 14:43   수정 2017-08-30 14:44

'농어촌민박'이라더니…'1박에 78만원' 호화펜션 불법영업(종합)

정부합동 단속 '농어촌민박 가장 불법펜션' 대표사례 5곳

지자체 공무원 알고도 모른척?…"더 조사해 징계 등 후속조치"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정부합동 부패예방감시단이 30일 공개한 '불법펜션·리조트' 대표사례 5곳을 들여다보면 1박 평균요금이 비수기 44만8천 원, 성수기 58만2천800원으로 입이 쩍 벌어진다. 1박 최고 요금은 비수기에는 60만 원, 성수기에는 78만 원까지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업체는 농어촌민박(연면적 230㎡ 미만)이라 신고해놓고 불법증축, 용도변경을 통해 배짱영업을 해왔다.

숙박시설과 달리 농어촌민박은 주택으로 분류돼 토지이용에 제한이 없으며 소방시설은 소화기·감지기만 갖추면 되고, 소독·환기·조명 등 위생 기준이 구체적으로 없다.

정부는 이들 업체의 운영자에게 공중위생관리법(미신고 숙박업)·건축법(무단 용도변경)·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용도제한 위반)·관광진흥법(무허가 유원시설) 위반 등으로 시정명령과 이행강제금부과 등 행정 조치하고 형사고발 하기로 했다.

또, 관할 지자체 담당 공무원에 대해 농어촌민박시설 지도·점검 소홀 등을 이유로 징계를 요구할 방침이다.

이들 업소는 자연녹지 등 숙박시설 설치가 불가능한 지역에서 장기간 영업을 해왔기에 관할 지자체 공무원의 유착의혹이 제기된다.

감시단은 실제로 전북 무주에서 적발한 리조트형 불법 펜션의 경우 관할 지자체 공무원이 불법 숙박시설 운영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묵인하는 등 특혜를 제공했다며 징계를 요구하기로 했다.

감시단 관계자는 "이번 점검에서는 지자체 공무원의 유착의혹까지 일일이 들여다보지 못했다"며 "해당 지자체에 점검 결과를 통보해 공무원 유착 여부 등을 더 조사하고 징계, 형사고발 등 후속조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합동 부패예방감시단은 종전 '정부합동 부패척결추진단'의 명칭을 변경한 것이며, 국무조정실 최병환 국무1차장이 단장을 맡고 있다.






◇경남 통영 바닷가 불법펜션

자연녹지라 숙박시설이 들어설 수 없는 지역이다. 업주는 주택용도의 3층짜리 건물 1개 동의 건축허가를 받고는 4층짜리 건물을 짓고 3개 층 중 5실 217.3㎡만 농어촌민박으로 신고했다.

그리고 휴게음식점, 사무소 용도의 나머지 115.5㎡를 무단으로 용도 변경해 객실로 사용했다.

또, 4층짜리 건물 1개동을 추가로 짓고는 역시나 사무소와 매점 부분을 객실로 무단변경했다.

업주는 건물을 지으면서 문체부에서 관광진흥기금 3억5천만 원을 융자받았다.





◇전북 무주 리조트형 불법펜션

보전관리지역에 해당해 숙박시설이 들어설 수 없는 지역이다.

업주는 주택용도로 건축허가를 받고 빌라형 호화주택 4개동(연면적 1천369㎡)을 짓고, 무허가로 워터슬라이드를 갖춘 물놀이시설, 숲속영화관, 옥상수영장 등을 갖춰 리조트형 펜션을 운영했다.

물놀이시설은 수질검사를 받지 않고, 안전요원도 배치하지 않았다.

2010년 8월 4개동 가운데 1개동(213㎡)만 농어촌민박으로 신고하고 나머지 3개동은 미신고 숙박영업을 계속했다.

업주는 건물을 지으면서 관광진흥기금 10억 원을 융자받았다.


◇인천 강화 기업형 불법펜션

교육환경보호구역에 해당에 숙박시설이 들어설 수 없는 지역이다.

업주는 유람선 형태의 주상복합건축물(942.9㎡) 1개동과 풍차 형태의 다가구 주택 2개동(229.0㎡)을 건축한 뒤 농어촌민박으로 신고했다.

이들 건물은 부동산개발업체 등이 법인 명의로 짓고, 농어촌민박 신고는 법인대표의 가족·친척 명의를 이용했다.

업주는 소매점과 사무실 등을 전부 12개 객실로 무단 용도변경하고, 풍차 형태 다가구주택 16개동을 추가로 짓고는 미신고 숙박영업을 해왔다.






◇강원 홍천 숲속 불법펜션

계획관리지역이라 숙박시설 허가가 가능함에도 업주가 2015년 5월 15일 전입신고를 하고는 농어촌민박으로 신고했다.

농어촌민박은 운영자가 거주해야 유효하다. 하지만 이 펜션 업주는 농어촌민박 신고 13일 뒤에 주민등록을 서울 여의도로 다시 이전하고 실제 홍천 펜션에 살지 않았다.

업주는 한국과 미국 이중국적자로서 실질적으로는 미국에 거주한다.

이 펜션은 농어촌민박 신고 당시 2개 동 3개 객실만 신고했으나, 음식점(157.8㎡) 부분을 무단으로 용도 변경해 현재 5개의 객실을 운영하고 있다.



◇경기 가평 산속 불법펜션

자연녹지지역이라 숙박시설이 들어설 수 없는 지역이다.

업주는 주택용도로 건축허가를 받아 다가구주택 4개 동을 건축한 뒤 3개 동을 다른 사람 3명과 1개 동씩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다. 그리고 업주 포함 4명이 1개 동씩 농어촌민박으로 신고했다.

임차인 2명은 농어촌민박 신고 직후 주민등록을 서울로 옮겼고 업주가 4개 동을 모두 숙박시설로 운영하고 있다.

업주는 사무실 전부를 7개 객실로 무단 용도 변경했다. 현재 20개 객실을 영업 중이고 무허가로 워터 슬라이드를 갖춘 물놀이 시설을 설치했다.

감시단은 특히 이 펜션의 경우 깊은 산 속 계곡에 있어 불이 나면 소방차량 진입이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noano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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