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구호용 700만 유로 지원…검찰, 불법 건축 등 수사 착수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지난 21일 일어난 규모 4.0의 지진으로 큰 피해를 당한 이탈리아 남부 이스키아 섬에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이탈리아 정부는 29일 각료회의를 열어 이스키아 섬에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한편 약 700만 유로(약 95억원)를 초기 구호 활동과 피해 산정 작업 용도로 지원하기로 했다.
이스키아 섬에서는 비교적 가벼운 규모의 지진이 났음에도 불구하고 무너진 건물 잔해에 맞거나 매몰되며 주민 1명과 관광객 1명 등 2명이 숨지고, 총 42명이 크고 작은 상처를 입었다.
매몰자 가운데 7개월 젖먹이, 7살, 11살 된 어린 삼형제가 16시간 만에 건물 잔해 아래에서 비교적 건강한 모습으로 차례로 구조되는 기적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탈리아 시민보호청은 지진으로 인한 이재민도 약 1천500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스키아섬을 관할하는 나폴리 사법 당국은 이번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 발생의 책임을 가리기 위해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지진으로 건물 외부에 부착된 석조 장식물이 떨어져 여성 1명을 죽게 한 교회를 지난 25일 압수 수색하고, 건물 붕괴가 집중된 섬의 북부 도시 카사미촐라의 미인가 건축물에 대한 자진 신고 신청 서류를 확보해 불법 건축과 부실 시공 여부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탈리아 건축 전문가들은 이스키아섬에 닥친 지진이 강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큰 피해가 난 주된 원인으로 이 섬에 만연한 불법 건축물을 지목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지진으로 가장 큰 피해를 당한 카사미촐라 마을 주민들은 29일 섬을 위로차 방문한 세르지오 마타렐라 대통령에게 "우리는 불법 건축을 하는 사람들이 아닙니다"라고 말하며 세간의 의혹에 억울함을 토로했다.
마타렐라 대통령은 "여러분들을 도우러 이곳에 왔다"며 지진으로 가족을 잃은 주민들과 이재민들을 다독였다.
ykhyun1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