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W, "中 요청으로 62명 구속"…현지 유학생 "100명 이상 체포" 주장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이집트에서 이슬람학을 공부하는 중국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출신의 유학생들이 지난 7월 이집트 치안 당국에 대거 구속됐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30일 보도했다.
이집트 치안 당국은 구속 이유를 밝히지 않았으나 국제인권단체 휴먼 라이트 워치(HRW)는 중국 정부의 단속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HRW는 자체적으로 입수한 정보를 토대로 이집트 당국이 7월 3~5일 카이로와 알렉산드리아 등지에서 최소한 62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체포된 유학생들은 대부분 수니파의 최고교육기구인 아즈하르대학(Al-Azhar University) 유학생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장 위구르 자치구는 이슬람 신도인 위구르 족이 다수를 이루고 있어 한족과의 대립이 뿌리 깊다. 중국 정부는 독립을 주장하는 일부 이슬람 과격주의가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모스크 출입을 제한하는 등 이슬람 신도들에 대한 억압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즈하르대학의 위구르인 유학생 화클딘 그네슈(23)에 따르면 7월 4일 밤 9시께 일제 단속이 실시됐다. 그네슈는 이스탄불에서 6년간 생활한 경험이 있고 터키 국적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은 체포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중국 국적밖에 없는 친구들은 경찰이 덮칠 것을 우려, 짐을 챙겨 아파트를 나선 순간 노상에서 체포됐다. 그는 자신이 아는 한 일제 단속은 5일 새벽까지 계속됐으며 100명 이상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올해 초부터 자녀를 이집트에 유학 보낸 위구르인 가족들에게 자녀를 귀국시키라고 요구했다. 자녀에게 송금도 하지 못하게 했다. 송금하면 '테러리스트 지원' 혐의로 체포했다.
그네슈는 "우리는 순수하게 우리의 종교를 공부하고 싶을 뿐"이라면서 "중국 정부는 (유학생들이 과격화한다는) 잘못된 딱지를 붙이고 있다"고 말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은 작년 1월 이집트를 방문, 160억 달러 이상의 경제지원을 약속했다. 양국은 테러대책에도 합의했다.
한편 과격파 조직 "이슬람국가(IS)"는 올해 2월 중국에 대한 공격을 예고하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에는 위구르 인으로 지칭된 전투원이 등장한다. 아사히는 이런 전후 사정으로 보아 중국 정부가 위구르인 유학생의 이슬람 과격파 합류를 경계해 이집트 당국에 체포를 요청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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