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비는 '새발의 피'…남아시아선 수해로 1천여명 사망

입력 2017-08-30 11:21   수정 2017-08-30 14:41

하비는 '새발의 피'…남아시아선 수해로 1천여명 사망

아프리카 시에라리온도 산사태 사망자 1천명 넘겨

국제구호단체 "'나라 밖' 재앙에도 관심 가져주길" 당부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미국 텍사스주(州)를 강타한 허리케인 '하비'의 피해 상황에 세계의 이목이 쏠린 사이 남아시아 홍수와 아프리카 시에라리온 홍수에 따른 산사태 피해는 재앙 수준으로 커지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여름 몬순(우기) 폭우로 발생한 홍수로 인도와 네팔, 방글라데시 등 남아시아 3개국에서 1천여명이 사망했으며 비가 계속되면서 사상자 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고 전했다.




유엔은 이번 여름 홍수와 폭우로 인한 산사태 등으로 이들 3개국에서 최소 4천100만명이 직접적인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NYT는 "휴스턴의 홍수가 더 주목받는 가운데 구호기구들에 따르면 남아시아에서는 재앙이 전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팔에서는 홍수로 수천여 가구가 물에 잠기고 수십명이 떠내려갔다. 코끼리가 구조 작업에 동원돼 소용돌이치는 물길을 가르며 고립된 이들을 구하고 있지만, 실종자가 많아 일부 유족들은 시신도 없이 장례를 치르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물난리가 난 곳은 네팔에서도 가장 빈곤한 지역으로 이재민 수천여명이 방수포를 씌운 천막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전염병이 돌기 시작했다.




구호단체 국제적십자사·적신월사연맹(IFRC)의 프랜시스 마커스 대변인은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사람들이 (미국) 국내의 자연재해(허리케인 하비)로 인해 이곳 사람들의 절실한 필요를 간과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인도 곳곳에서도 홍수로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지난 주말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최근 홍수로 최소 400명이 숨진 동부 비하르 주를 방문해 수해 복구를 약속했으나 비는 그칠 줄 모르고 계속 내리고 있다.

뭄바이에서는 계속되는 폭우에 열차 운행과 항공기 운항이 중단됐고 현지 경찰은 트위터를 통해 차량의 타이어 높이까지 물이 차오를 경우 지체 없이 차를 버리고 대피하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매년 우기마다 홍수 피해를 당하는 방글라데시에서는 올해 국토의 3분의 1가량이 물에 잠겼다.







국제 구호단체 IFRC는 방글라데시에서 40년 만에 최악의 홍수 사태로 최소 800만명 이상이 직접적인 피해를 당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헬기를 타고 방글라데시 수해 현장을 둘러본 적십자사 대변인 코린 앰블러는 "비행 내내 눈에 보이는 건 물 뿐이었다"며 "물 중간에 간간이 작은 집들이 모여있을 뿐이었다"고 상황을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관심은 하비에 집중됐지만, 이달 다른 나라에서도 홍수로 수천명이 사망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인도 동·북부, 네팔, 방글라데시 등 남아시아의 홍수와 산사태로 1천여명이 숨진 아프리카 시에라리온의 상황을 전했다.

WP는 시에라리온의 수도 프리타운 시 관계자를 인용, 지난 14일 발생한 산사태로 인한 사망자가 1천여명을 넘겼다고 보도했다.




mong0716@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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