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베트남이 연말에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겪는 남중국해의 자국 해역에서 미국 업체와 함께 대규모 가스개발에 나선다.
30일 베트남통신과 VTV 방송 등에 따르면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는 전날 미국 석유·가스회사인 엑손모빌의 존 기브스 아시아·태평양·중동지역 담당 부사장의 예방을 받고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의사를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엑손모빌과 베트남 국영 석유가스공사(페트로베트남)가 베트남 중남부에서 동쪽으로 80㎞가량 떨어진 해역에서 2023년까지 베트남의 첫 전력용 가스를 생산하는 사업이다. 여기에는 베트남 중남부 꽝남 성과 꽝응아이 성에 가스 처리와 전력생산 시설을 설치하는 계획도 포함돼 있다.
가스개발 예정지의 매장량은 1천500억㎥로 추정되며 성공적으로 가스 생산이 이뤄지면 전력난을 더는 것은 물론 베트남 국가재정에 200억 달러(22조4천억 원) 가량 보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푹 총리는 오는 11월 베트남 중부도시 다낭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릴 때 이 가스개발 사업의 공식 착수를 기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할 것으로 보이는 APEC 정상회의 기간에 베트남의 자원 개발 의지를 과시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베트남이 2000년대 후반 엑손모빌과 함께 남중국해 자원 탐사에 나섰을 때 중국이 주권침해라고 주장하며 반발했던 점을 고려할 때 베트남의 실제 가스개발 착수 때 중국이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베트남은 지난 7월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스페인 에너지업체를 통한 남중국해 자원 탐사를 한 달 만에 중단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최근 양국 간에 남중국해 갈등이 깊어졌다.
지난 8월 초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외무장관 회의 때 공동성명 초안에 없던 남중국해 군사기지화 문제가 베트남 요구로 최종 성명에 반영되자 중국이 베트남과의 양자외교 회담을 돌연 취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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