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여파·해외송금 규제, 무수천·헬스케어타운·록인제주·열해당 공사 중단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수조 원대에 이르는 중국계 제주 관광개발사업 공사가 곳곳에서 중단돼 영세 건설업체 등이 도산 위기에 처하는 등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지난 3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중국과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 갈등으로 제주 관광산업이 타격을 입고 있는 데다 중국 정부의 해외송금 규제로 당장 공사에 쓸 자금마저 끊어졌기 때문이다.
제주시 무수천 유원지에 진행 중인 제주중국성개발의 무수천 유원지 개발사업은 자금이 유입되지 않으면서 일부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이에 자금 투자를 믿고 공사를 진행했던 하도급업체 A사는 돈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며 원도급 업체 B사를 사기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원도급 업체 B사도 공사 지연과 대금 대납 등을 들어 A사에 대해 17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 맞소송이 진행 중이다.
제주중국성개발의 자금이 끊기자 지역 업체 20여 곳이 자재와 장비, 노무비 12억원 중 7억6천여만원을 정산받지 못해 민원이 지속하고 있다.
무수천 유원지는 해안동 일대 45만1천146㎡에 제주중국성개발이 총사업비 2천627억원을 투자해 올해 안으로 콘도와 테마 상가, 힐링 센터, 전시관 공원 등을 조성하는 것으로 계획됐다.
중국계 기업이 자금 투자를 끊으면서 애꿎은 제주 중소건설업체가 빚더미에 앉게 돼 근로자들이 임금을 받지 못해 어려움에 처하기도 했다.
중국 지유안그룹이 2천700억원을 들여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52만㎡ 일대에 휴양콘도와 호텔 등을 짓는 록인제주 복합관광단지도 비슷한 상황에 부닥쳤다.
지난 4월 초 착공한 뒤 두 달 만에 자금이 끊기면서 공사가 중단됐다.
이 때문에 하도급업체는 근로자 200여명에 대한 임금 6억원과 공사 자재 4억원 등 총 10억원의 손실을 봤다.
하청업체는 빚을 최소한으로 줄이려고 공사 중인 건물을 뜯어내 거푸집을 챙겨 수거하기도 했다.
일한 뒤 돈을 받지 못한 근로자들은 노동부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으나 딱히 노임을 받을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중국 녹지그룹이 서귀포시 토평동에 조성 중인 제주헬스케어타운 건설 사업도 파행이 거듭되고 있다.
2013년 1단계 사업으로 콘도미니엄이 완공돼 분양된 이후 호텔과 쇼핑몰, 콘도미니엄을 추가로 짓고 있으나 자금이 끊겨 3개월째 공사가 멈췄다.
현재 힐링스파이럴호텔 1동은 공정률이 60%, 웰리스몰은 50%, 텔라스리조트 콘도(757실)은 30%대에 멈춘 채 공사가 진척되지 않고 있다.
제주시 애월읍 유수암리 일대에 조성하기로 된 열해당리조트 개발사업은 지난해 말 첫 삽만 뜬 채 감감무소식이다.
중국계 열해당이 사업비 1천280억원을 투자해 22만2천487㎡ 부지에 콘도미니엄과 뮤지엄 등 휴양문화시설, 컨벤션, 연수원 등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중국 정부가 보유 외환을 높이려고 해외로 반출되는 돈을 규제하면서 시공사가 자금을 받지 못할 것을 우려해 공사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중국계 자본의 제주투자 계획은 12조7천억원을 넘고 있다. 60억원이 넘는 업체는 중국 16개, 홍콩 3개, 말레이시아 1개 등으로 대부분이 중국계다.
사드 갈등과 중국 정부의 해외송금 규제가 장기화할 경우 다른 관광개발사업과 유원지 조성사업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도 관계자는 "해외송금 규제로 인해 제주투자 개발사업 공사가 잠시 중단되는 일이 발생하고는 있으나 개발사업 자체가 중단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만약에 사태에 대비해 동향 파악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kos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