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수피해·약탈로 삶의 터전 상실…휴스턴 한인 '이중고'

입력 2017-08-31 06:55   수정 2017-08-31 09:40

침수피해·약탈로 삶의 터전 상실…휴스턴 한인 '이중고'

곳곳에 분산수용된 한인 이재민 1천200명 넘어…"인명피해 보고는 없어"

"이번 같은 집중호우 처음…시간 지날수록 피해 늘어나"




(휴스턴<美 텍사스주>=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동포들의 집은 물에 잠기고, 그나마 삶의 밑천인 점포까지 약탈 피해를 보면서 고통이 이만저만 아닙니다."

허리케인 '하비'가 몰고 온 물 폭탄이 미국 텍사스 주(州) 휴스턴을 강타한 지 엿새째. 3만여 명에 달하는 휴스턴 한인 동포들의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휴스턴 한인회은 30일(현지시간) 기준으로 최소 300가구, 1천200명 이상 한인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지만 막대한 재산피해가 예상된다.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케이티·메모리얼 등도 침수됐다.

김기훈 휴스턴 한인회장은 "텍사스 주 방위군이 투입돼 강제소개가 이뤄진 지역도 적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피해 집계는 어렵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규모가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휴스턴 지역에 내리던 비는 29일 이후로 그친 상태이지만, 이번에는 대형 저수지의 댐 방류가 침수피해를 키우는 형국이다.

한인회관으로 긴급 대피한 이 모 씨는 "댐 방류로 메모리얼 지역의 수위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면서 "1층의 종아리 높이 정도만 침수됐기에 버틸 만했는데, 오늘(30일) 오전 허리 높이까지 순식간에 높아졌다"고 전했다.

이 씨는 "15년 전 휴스턴으로 이주하고 여러 번 허리케인을 겪었지만, 이번 같은 경우는 처음"이라며 혀를 찼다. 가게가 침수되는 바람에 피해가 막대한 데다 그나마 쓸만한 것도 약탈당했을 것 같아 물이 빠져나가더라도 생계가 막막할 것 같다는 하소연이 절로 나온다.

침수피해를 당한 한인들은 지역별 임시보호소나 한인회관, 호텔, 교회 등에 거처를 옮겨 복구 작업을 기다리고 있다.





약탈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한인이 운영하는 대형 보석가게, 미용용품 점포를 비롯해 신고가 접수된 피해 건수만 5건이나 된다. 한 폐쇄회로TV 영상에선 4인조 흑인 강도들이 이삿짐을 싸듯 여유 있게 물건을 훔치는 장면도 확인됐다.

교민 찰리 최는 "침수로 경찰이 출동하지 못하는 치안 공백을 노린 약탈 범죄들"이라고 설명했다. 휴스턴 당국은 지난 29일 야간 통행금지령을 내리기도 했다.

휴스턴 한인회와 휴스턴 총영사관(총영사 김형길)은 긴급대책본부를 구성해 한인 구조에 주력하고 있으며, 다음 주부터는 피해 복구 작업에도 나설 방침이다.

김형길 총영사는 "그동안은 구조에 주력했다면 이제부터는 복구에도 함께 신경을 써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j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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