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골·비만·게임중독…'군사굴기' 中 병력자원 확보 '골머리'

입력 2017-08-31 10:33  

약골·비만·게임중독…'군사굴기' 中 병력자원 확보 '골머리'

일부지역 체력시험 합격률 25% 불과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군사굴기'를 외치며 미국과 맞설 강군 육성에 온 힘을 쏟고 있는 중국 인민해방군에 커다란 골칫거리가 생겼다. 바로 젊은 세대의 심각한 체력 저하이다.

3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후베이(湖北)성의 한 도시에서는 1천233명의 군 지원자들이 입대를 위한 체력시험을 치렀으나, 합격률은 55%에 불과했다. 대부분은 시력 저하와 비만 등이 원인이었다.

더구나 후베이성의 중앙과 남부 지역에 걸쳐 있는 장한(江漢)평원 지역에서는 체력시험 합격률이 고작 25.6%에 지나지 않았다. 6년 전인 2011년 30.8%와 비교해 5%포인트 넘게 떨어진 수치다.

징저우(荊州)시 병원의 책임자인 리샹귀는 "지난 20여 년간 입대 체력시험에 관여했는데, 갈수록 심각한 체력 저하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전반적인 생활은 부유해졌지만, 많은 젊은이가 안 좋은 식습관과 비만 등의 문제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이제 미국을 앞질러 세계 최대의 '비만 대국'이 됐다. 성인 남성 인구의 10.8%인 4천300만 명, 여성 인구의 14.9%인 4천800만 명이 비만인 것으로 집계됐다.

징저우의 군사령관인 가오진둥은 "군에 지원하는 젊은이들의 체력 조건이 이상적이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군 병력을 양성하는 데 있어 우리의 기준을 낮출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 인민해방군과 중국 정부는 다각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군 기관지인 해방군보는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해 입대 자원자들이 체력시험 통과에 실패하는 10가지 이유를 나열했다. 여기에는 비디오게임 중독과 불충분한 운동, 좋지 않은 식습관 등이 포함됐다.

후베이성 당국은 입대를 원하지만 시력이 나쁜 젊은이를 위해 무료로 시력교정 수술을 제공하기도 한다.

장한평원 지역의 군부대는 체력시험을 통과한 젊은이들이 입대 후 본격적인 훈련을 견디지 못하고 제대하는 것을 막기 위해 '입대 전 체력단련 과정'을 운영한다. 이 지역에서는 올해 들어 이러한 문제로 입대 직후 제대한 젊은이가 35명에 달한다.

군 정치장교인 루서우샹은 "입대 직후 제대 문제는 최근 수년간 매우 심각한 문제로 떠올랐기 때문에 '입대 전 체력단련 과정'은 당사자나 군을 위해 매우 바람직한 조치로 여겨진다"며 "만리장성을 쌓을 벽돌은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골라내야 하는 법"이라고 말했다.

ssa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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