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전구·드라이기 작동 수준 전자파, 공청회 요구 수용"
(무안=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전남 무안군 해제면 기상레이더센터에 전자파 논란을 겪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와 같은 방식의 엑스(X)밴드 기상레이더가 운영 중인 사실이 뒤늦게 주민들에게 알려져 반발을 사고 있다.
31일 기상레이더센터에 따르면 전남 무안군 기상연구원 건물에 올해 5월 기상레이더를 교체 설치해 현재 검수·검사 작업 중이다.
2002년 같은 건물에 최초 설치된 엑스밴드 방식의 이 레이더는 고도 1km 이하 기상에 대한 정밀 분석이 가능하다.
2009년 한차례 같은 방식의 다른 모델로 교체했고 9년 내구연한이 다가오자 올해도 같은 방식의 신규 레이더를 도입했다.
기상레이더센터는 올해 전남 무안군과 함께 전북 군산시 오성산, 강원 평창군 황병산에 이 신규 레이더를 시범설치 했다.
기상레이더가 설치된 관측소에 추가 설치한 만큼 지방자치단체에 설치 사실을 신고만 하고 주민공청회 등을 따로 열지는 않았다.
뒤늦게 이같은 사실을 파악한 인근 주민들은 "사전 통보도 없이 전자파 우려가 있는 레이더를 들여왔다"며 운영 중단과 이전을 요구하고 나섰다.
해제면 광산 1리 발산마을 이장 윤식(51)씨는 "기상청이 애초 서울에 설치하려던 레이더를 주민반발이 부딪혀 시골 마을에 몰래 설치한 것"이라며 "시골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전자파를 받아도 되는거냐"고 말했다.
마을 주민들은 ▲ 외부기관의 전자파 측정 ▲ 주민공청회 개최 ▲ 레이더 운영중단 및 이전 등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물리적 행동에 나설 계획이다.
기상레이더센터 측은 "사드 레이더 평균 출력은 81㎾인데 기상레이더는 고작 110W 출력으로 800분의 1 수준이다"며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센터 측은 "자체 전자파 측정 결과도 전자파 허용 기준치의 0.5∼1%에 그쳐 전구·드라이나 휴대전화 기지국보다 덜한 전자파가 나와 주민들에게 설명했다"고 밝혔다.
또 "무안과 군산에 설치한 레이더 등은 늦어도 내년 하반기에는 다른 곳으로 옮겨간다"며 "전자파 측정과 공청회 등 주민 요구조건을 수용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pch80@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