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훈센 캄보디아 총리가 내년 7월 총선을 앞두고 근로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생계 지원책을 잇달아 내놓는 등 벌써 선거전에 뛰어든 모습이다.
31일 일간 캄보디아데일리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훈센 총리는 전날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외곽의 한 공단에서 의류업체 근로자 수천 명을 대상으로 연설하며 근로자들의 수도요금을 인하하고 월세 인상을 막겠다고 약속했다.
훈센 총리는 프놈펜 상수도기구가 의류업계 근로자들에게 방을 빌려주는 집주인들에게 물리는 수도료를 32%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매년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이뤄지는 집주인들의 월세 인상을 내년에는 차단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훈센 총리는 의류·신발업계 근로자의 복지 개선책으로 내년 월 최저임금 9.8% 인상, 프놈펜 시내버스 2년간 무료 이용, 건강보험료 부담 면제 등을 발표했다.
훈센 총리는 총선에서 집권여당에 대한 투표를 직접 호소하지 않았지만, 근로자들을 위한 여당의 노력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지지를 당부했다.
훈센 총리가 캄보디아 전체 수출의 80% 가까이 차지할 정도로 경제적 비중이 큰 의류·신발업계 근로자 75만 명의 환심을 사는 데 공을 들이는 것이다.
한편 캄보디아 정부는 자국 내 대부분 지역에서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과 미국의소리(VOA) 방송 송출을 차단했다.
로히트 마하잔 RFA 대변인은 "캄보디아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심각한 우려 속에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캄보디아 정부는 영자지 캄보디아데일리에 지난 10년 치 체납세금 630만 달러(71억 원)를 9월 4일까지 내든지 아니면 문을 닫으라고 통보한 상태다.
캄보디아 정부는 미등록 또는 체납 언론사에 대한 정당한 법 집행이라고 설명하지만 32년째 권좌에 앉아있는 훈센 총리의 집권연장에 방해되는 비판적인 목소리를 억누르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리즈 스로셀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대변인은 "캄보디아 정부는 내년 총선에 앞서 모든 정치적 권리와 언론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kms123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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