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산 포함한 한정된 지역에서 도로·공원 등 사람들 곁으로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호주에 운전자가 없는 소위 무인 트럭과 버스의 이용이 점차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광산과 항만 등 산업시설에서 무인 자율주행 트럭이 늘고, 공원과 일부 도로 등 제한된 공간이나마 자율주행 버스의 시험운행도 잇따르고 있다.
호주 최대 항만인 멜버른항의 운영 당국은 부두 내 특정 구역에서 무인 트럭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멜버른항 투자사인 QIC(Queensland Investment Corporation)의 글로벌 인프라 담당 책임자 로스 이스라엘은 31일자 디 오스트레일리안과의 인터뷰에서 항만 내 무인 트럭의 이용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스라엘은 "상업용 트럭들은 한 지점부터 다른 지점까지 자동화될 수 있다"며 "무인 트럭들이 특정 구역에서 이동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라고 말했다.
CIC가 참여한 컨소시엄은 지난해 9월 97억 호주달러(당시 8조2천억 원)를 내는 조건으로 멜버른항의 50년 운영권을 따냈다.
이달 초 뉴사우스웨일스(NSW) 주정부는 시드니올림픽 공원 내 일부 구역에서 무인버스 시험운행에 들어갔다. NSW 내 무인버스 운행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 버스는 미리 입력된 프로그램에 따라 자동으로 운행된다.
내년에는 시험운행이 공원 내 도로로 확대되면서 공원 안에서 일하는 사람과 공원 방문객이 이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또 시드니 파라마타 등 다른 지역에서도 시험운행이 검토되고 있다.
NSW 교통장관은 "무인버스 시험운행의 궁극적인 목표는 차세대 무인기술의 활용법을 찾아 안전과 신뢰도를 개선하며 실제 적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부 주요 도시인 퍼스에서는 지난해 8월 호주 사상 처음으로 무인버스 시험운행이 시작됐다.
최대 11명을 태우고 최고 45㎞로 달릴 수 있는 이 버스는 앞쪽의 카메라와 센서 등을 이용해 미리 설정된 길을 따라 운행하면서 도로 상의 다른 차량과 교통신호 감지가 가능하다. 길가에 주차된 차량, 행인 등을 피해갈 수도 있다.
일반인 대상의 무인버스 시험운행은 네덜란드에 이어 두 번째라고 호주 언론은 전했다.
남호주 주정부도 애들레이드 공항과 플린더스대학 간 무인버스 시험운행 계획을 발표하는 등 호주 내 각 주정부는 무인버스 활용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밖에 외곽의 광산 지역에서도 무인 트럭이 활용되고 있다.
한 예로 글로벌 광업업체 리오 틴토가 운영하는 서호주 필바라 광산 두 곳에서는 2015년 10월부터 철광석 운송에 수십 대의 무인 트럭만을 쓰기 시작했다. 리오 틴토는 무인 기차 운행도 준비하고 있다.
광산업의 경우 2010년대를 전후한 호황으로 임금이 크게 올랐지만 이후 원자재 가격 폭락으로 원가절감이 절실해 지면서 자동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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