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제호 2.5m 파도 맞고 1∼2분 사이 급격히 기울고 뒤집혀"

입력 2017-08-31 14:55   수정 2017-08-31 19:44

"광제호 2.5m 파도 맞고 1∼2분 사이 급격히 기울고 뒤집혀"

배 무게와 맞먹는 적재물 실어…과적 여부, 탈출 때 조치 등 집중 조사

(포항=연합뉴스) 임상현 기자 = 붉은 대게잡이 통발 어선인 803 광제호는 경북 포항 앞바다에서 높이 2.5m인 강한 파도를 맞고 1∼2분 만에 순식간에 뒤집혔다는 선장 등 진술이 나왔다.

게다가 출항할 때 배 무게와 맞먹는 적재물 28t을 실어 높은 파도에 복원력을 잃고 순식간에 전복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포항해양경찰서는 31일 브리핑에서 광제호(27t)는 지난 30일 오전 3시 포항 구룡포항을 출항해 울릉도 쪽으로 가다 1시간 33분만에 호미곶 동쪽 22해리(41㎞) 해역에서 뒤집혔다고 밝혔다.

당시 해역에는 초속 10m∼12m에 이르는 강한 바람이 불고 2.5m∼3m의 높은 파도가 일었다.






선장 김모(58)씨는 경찰 조사에서 "당시 2.5m 파도를 헤치며 시속 6∼7노트 속도로 울릉도 쪽으로 항해하던 중 갑자기 배가 기울어져 비상벨을 누른 뒤 갑판장과 함께 창을 통해 바다로 탈출해 부이를 잡고 있다가 기관장에게 구조됐다"고 진술했다.

기관장 허모(56)씨도 "기관실에 있는데 배가 왼쪽으로 기우는 느낌이 들어 갑판으로 나오면서 '배가 넘어간다'고 소리를 질렀는데 1∼2분 사이에 급격히 기울어 뒤집혔다"며 "혼자 헤엄쳐 배 위에 올라 부이를 잡고 있던 선장과 갑판장을 끌어 올렸고 다른 선원은 선실에서 나오지 못했다"고 밝혔다.

해경은 생존자들이 불안정한 상태에서 1차 진술만 받았다고 했다. 이들 건강 상태를 지켜본 뒤 조만간 구체적인 진술을 받을 계획이다.

출항 당시 어선에는 통발 697개, 얼음 7.75t, 물 1t, 로프 25㎞ 등 적재물 28.7t이 실려 있었다.

이에 따라 해경은 과적으로 강한 파도 때문에 어선 복원력이 떨어져 배가 순식간에 전복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원인을 정밀히 조사할 방침이다.

포항해경 관계자는 "적재물이 한 곳에 몰려 있으면 파도 영향으로 복원력이 떨어질 수 있다"며 "전문기관에 의뢰해 적재물 위치, 복원력 관련 여부 등을 조사해 과실 여부가 드러나면 처벌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어선에는 어구, 생필품 등 적재물 제한 규정이 없다.

또 선박 침몰 등 사고 때 위치를 알릴 수 있는 '어선위치발신장치(V-PASS)'가 작동하지 않은 점을 집중 조사한다.

선장이 조타실을 빠져나올 때 적절한 조치를 했는지와 다른 선박과 충돌 여부도 밝힐 계획이다.

해경은 이날 오전 구룡포항으로 광제호를 예인해 유실 방지막을 설치하고 실종자가 있는 지 선체 내부를 수색하고 있다.

사고 해역에도 경비함정 12척과 헬기 3대, 어선 6척을 동원해 실종자 수색하고 있으나 아직 찾지 못하고 있다.

광제호는 지난 30일 붉은 대게잡이를 위해 먼 바다로 나가다 뒤집혀 타고 있던 9명 가운데 4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했다.






shl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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