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신세계 '좌초'…지자체 갈등·규제강화에 유통가 '한숨'

입력 2017-08-31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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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신세계 '좌초'…지자체 갈등·규제강화에 유통가 '한숨'

상암·광주·전주 곳곳에서 유사 갈등 지속

유통업계, 신규출점 제한·의무휴업 등 사면초가…"매장 늘려야 일자리 창출"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지역상권의 반발과 지방자치단체 간 갈등 등으로 표류하던 부천 신세계백화점 건립이 결국 무산됐다.

새 정부 들어 대형유통시설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는 움직임 속에서 유통업계의 근심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 부천 신세계, 2년 만에 무산



부천시는 2015년 10월 영상문화단지 복합개발 민간사업 우선협상자로 신세계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그러나 인근 지역 전통시장 상인들의 반발 등으로 사업이 진척되지 못했다. 부천시와 가까운 인천지역 상권이 붕괴한다며 인천시도 반대했다.

이에 신세계는 대형 할인매장과 복합쇼핑몰을 빼고 규모를 7만6천여㎡에서 3만7천여㎡로 대폭 축소해 백화점만 짓기로 계획을 변경했다.

하지만 인천시와 지역 상권의 반발은 계속됐고, 부천시와 신세계의 부지 매매 계약은 계속 연기됐다.

신세계는 지난 6월 상생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해 공감대를 형성한 뒤 계약을 진행하겠다는 내용을 부천시에 전달했다.

이를 부천시가 받아들이면서 사업 추진의 불씨는 이어졌지만, 이번 고비는 넘지 못했다.

김만수 부천시장은 지난 23일 "신세계는 30일까지 백화점 토지매매계약을 체결하라"고 '최후통첩'했다.

김 시장은 당시 지역 상인 보호를 이유로 부천 신세계백화점 건립을 반대했던 인천시가 최근 신세계 대형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청라 건립을 허가한 것에 대해서도 비난했다.

이튿날인 24일 정용진 부회장은 스타필드 고양 개장식에서 부천 신세계에 대해 "지역 단체장끼리의 갈등이 해소돼야 들어갈 수 있다"며 "기다리라면 끝까지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만수 부천시장은 31일 "신세계그룹은 백화점 건립을 위한 토지매매계약 체결 기한까지 계약을 맺지 않았다"며 "사업 협약 불이행에 따른 협약이행보증금 115억원과 기회비용을 청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부천 신세계 건립은 백지화됐으며, 부천시와 신세계는 파트너에서 소송 상대로 만날 운명에 처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심한 반발 속에서 당장 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사업을 포기하거나 철회하려는 것은 아니었는데 답답하다"며 "이제는 부천시의 결정에 따라 대응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지자체 반발·규제에 대형유통시설 신규 출점 '먹구름'



유통업계는 부천 신세계 건립 무산 소식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지역상권과의 갈등 등으로 대형 유통시설의 신규 출점이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부천 신세계가 우여곡절 끝에 무산되자 업계는 더욱 긴장하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유통업계가 일자리를 늘리려고 노력하는데 서비스 산업 환경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신세계는 부천 외에 광주에서도 복합시설물 건축이 주변 상인 반발로 인허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롯데 상암 복합쇼핑몰은 지역 상인들의 반발로 건립 허가를 받지 못하면서 소송전으로 확대됐다.

전주에서도 종합경기장 자리에 롯데가 복합쇼핑몰을 짓는 사업을 둘러싸고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현재 국회에는 대형 유통시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유통법 개정안이 다수 발의돼 있다.

인접 지자체와 합의 의무화 등 출점 규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확대 등 영업 규제 등이 포함돼 있다.

정부는 내년부터 복합쇼핑몰에 대해서도 대형마트 수준의 영업제한 등을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난 대선 공약에는 복합쇼핑몰과 관련해 ▲ 도시계획단계에서부터 입지 제한 ▲ 오전 0시∼10시 영업시간 제한 ▲ 매월 공휴일 중 2일 의무 휴무일 지정 등이 들어있다.

그 외 유통업계는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에도 부담을 느끼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형 유통시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정책과 법안이 쏟아지고 있다"며 "소비자가 중심이 되지 못하고 정치 논리나 지자체간 갈등 등으로 사업이 좌지우지되고 결국 입점 소상공인에게도 피해가 돌아가 안타깝다"고 말했다.

doubl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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