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이탈리아의 시칠리아 동굴에서 세계 최고(最古)로 추정되는 6천년 된 와인 양조 흔적이 발견됐다고 AFP통신과 영국 가디언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고고학자 다비데 타나시가 이끄는 미국 사우스플로리다대 연구팀은 이탈리아 아그리젠토 인근 크로니오산 동굴에서 발견된 테라코타(구운 점토) 병의 잔여물을 분석한 결과 포도에서 추출되는 유기산인 주석산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와인 제조를 위해 포도를 발효할 때 생성되는 주석산이 6천년 전 잔여물에서 검출된 것은 이미 이때부터 와인 양조법이 존재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또 기원전 1200년경 이탈리아에서 와인 양조법이 처음 개발됐다는 학자들의 믿음과 달리 와인 제조는 이보다 3천년이나 앞서 시작됐다고 강조했다.
타나시 교수는 "포도나무를 발견해 포도가 이전에도 재배됐다는 것을 보여준 이전 연구와 달리 우리는 와인의 잔여물을 분석해 결과를 도출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포도 재배뿐만 아니라 실제 와인이 양조됐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또 와인 양조가 알려진 것보다 훨씬 앞선 시기에 시작됐다는 것이 증명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이탈리아 카타니아대학의 엔리코 그레코 교수도 "잔여물 병이 발견된 동굴이 신에게 제물을 바쳤던 신성한 지역이었다"며 "병이 동굴 속에 묻혀있어 내용물이 그대로 보존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핵자기공명기법 등을 통해 분석한 결과 잔여물은 "발효된 포도에서 나온 유기물로 결론지었다"고 밝혔다.
연구는 화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마이크로케미컬 저널'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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