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 관북리 수부기와와 동일…성문지·초축성벽도 첫 확인
(익산=연합뉴스) 최영수 기자 = 전북 익산시는 원광대 마한백제문화연구소가 금마면 익산토성(사적 제92호) 발굴조사에서 익산이 백제 수도였음을 증명하는 기와 등을 발굴했다고 31일 밝혔다.
서문터와 산상에 처음 쌓은 성벽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마한백제문화연구소는 익산토성 보존과 정비계획 수립을 위해 2016년 8월부터 진행한 토성 내부(2만6천400㎡) 및 서쪽 지점 (2천400㎡) 시굴조사를 통해 서문지(서문터)와 유물 다수를 확인했다.
특히 익산이 백제 무왕 때 수도였음을 확인해주는 '수부'(首府)라고 새긴 인장기와가 서문지(서문 터) 주변에서 출토됐고 백제시대 수막새(마무리 기와)도 함께 나왔다.
수부 기와는 수도 지역임을 지칭하는 유물로, 왕궁으로 추정되는 부여 관북리 유적과 피난성인 부소산성에서 같은 기와가 출토된 바 있다.
익산시는 "익산토성에서 출토된 수부 기와는 익산 왕궁리 유적에서 출토된 13점의 자료와 함께 익산이 백제 수도임을 증명하는 중요한 자료"라고 평가했다.
성 내부에서는 백제시대 '북사'(北舍·북쪽건물) 토기조각, 삼족토기, 병형토기, 그릇받침 등도 함께 나왔다.
북사 토기는 부여 관북리와 부소산성에서 출토된 바 있어 백제 왕궁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유물로 시는 추정했다.
이번 조사를 통해 새롭게 서문지과 초축성벽도 확인됐다.
서문지는 북서 모서리에서 남쪽으로 50m 정도인 개거식 구조로 확인됐는데, 후대에 폐쇄된 것으로 추정됐다.
초축성벽은 지형을 'L'형으로 절개한 후 자연암반 위에 최대 13단의 성벽을 축조했고, 축조 과정에서 최하단석이 밀리는 것을 막기 위해 흑갈·적갈색 점질토로 보강한 것으로 조사됐다.
토성 내부에서는 원형의 집수정(우물), 수혈유구, 건물지와 연관된 초석 등도 확인됐다.
집수정은 직경 1.5m, 깊이 90㎝고 주변에 회갈색 점토로 1m 넓이로 다져 물 빠짐을 막았는데, 부여 부소산성의 것과 유사한 형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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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토성은 백제시대 때 축조된 성으로 성곽 둘레가 690m가량으로 두 봉우리와 남쪽의 곡간부를 감싸는 형태다.
1980년과 1984년 발굴조사 때 남문지(남문터), 남쪽성벽, 일대 판축 토루, 일부 성벽의 축조양식 등이 확인됐다.
당시 토성 일대에서 연화문, 파문 수막새, 인장기와 등의 유물이 출토돼 인근 백제 왕궁리 유적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정헌율 시장은 "발굴조사 성과를 바탕으로 향후 발굴 및 정비계획을 세우겠다"며 "백제왕궁인 왕궁리 유적을 비롯한 주변 백제유적과 연계해 백제수도의 모습을 되살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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