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당국, 차량돌진테러 대비해 주요거리·광장에 콘크리트 블록
'장난' 간주했던 용의자 구속 연장…검찰은 조사내용 '함구'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지난 18일 '테러 위협' 첩보로 미국 록밴드의 콘서트가 취소됐던 네덜란드 제2의 도시 로테르담이 최근 테러대비 경계를 강화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조치는 시 당국이 통상적인 테러 대비책으로 당연히 취해야 할 조치로 일면 받아들여지지만 지난 18일 콘서트 테러 위협과 맞물리면서 시민의 불안감을 자극하고 있다.
당초 '장난 전화' 정도로 간주했던 '콘서트 테러 위협' 용의자에 대해 법원이 다시 구금연장을 결정하면서 실질적으로 테러 위협이 있었거나 추가로 테러 가능성이 파악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는 것이다.
아흐메드 아부탈레브 로테르담 시장은 전날 시 의회에 보낸 서한에서 테러에 대비해 주요거리와 광장에 대한 테러대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아브탈레브 시장은 서한에서 주요거리와 광장에서 "차량 돌진 테러를 막기 위해 거대한 화분과 차량 진입저지용 말뚝, 콘크리트 블록 등을 설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구체적인 테러 위협은 없지만 최근 유럽 여러 도시에서 발생한 테러를 고려하면 로테르담도 많은 사람이 모이는 장소에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시 당국이 지난 몇 달간 점검한 결과 식당이 많은 번화가나 주요 쇼핑가의 경우 프랑스 니스나 독일 베를린, 스페인 바르셀로나처럼 차량 테러 공격에 취약하다는 점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로테르담 지방법원은 전날 '콘서트 테러 위협' 혐의로 체포된 '지미 F'로 알려진 22세 용의자에 대해 2주간 구금을 연장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용의자의 신병을 확보한 가운데 계속 수사할 수 있게 됐다.
테러 위협 첩보로 콘서트가 취소된 다음 날인 지난 19일 체포된 용의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텔레그램'에 콘서트 테러 위협 메시지를 남긴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테러 위협의 경우 실제 테러 공격이 시도되지 않은 데다가 스테프 블로크 네덜란드 법무장관이 이 용의자의 행동을 '바보같은 짓'이라고 평가해 테러 위협은 장난에 의한 해프닝으로 끝나는 듯했다.
그러나 로테르담 경찰 당국은 당시 스페인 경찰이 제공한 테러 위협이 굉장히 구체적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용의자가 다른 테러범처럼 암호화돼 있어 추적이 어려운 SNS인 텔레그램에 메시지를 남긴 점이 알려지고, 법원이 용의자를 추가 구금한 사실이 섞이면서 아직 드러나지 않은 테러 위협이 있었거나 예상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고 있다.
네덜란드 검찰 당국은 지금까지 조사한 내용을 함구해 이런 추측이 증폭되고 있다.
더욱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 격퇴전에 참여하는 네덜란드가 벨기에나 프랑스, 영국, 독일처럼 주요 테러 대상으로 꼽히지만 아직 직접적인 테러는 없었다는 점도 앞으로 테러를 당할 수 있다는 우려를 보태고 있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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