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슨 화이트헤드 장편소설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미국 작가 콜슨 화이트헤드(48)의 올해 퓰리처상 수상작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은행나무)가 번역·출간됐다. 19세기 미국 남부를 배경으로 자유를 찾아 탈출하는 노예 소녀 코라와 그를 추격하는 노예 사냥꾼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농장을 벗어나 본 적이 없는 코라에게 시저라는 이름의 청년이 탈출을 제안한다. 코라는 더 빨리 죽임을 당할 뿐이라는 생각에 처음엔 주저하지만 곧 마음을 고쳐먹고 시저와 함께 한다. 코라를 태운 지하철도가 역에 정차할 때마다 흑인 노예들의 비참한 삶과 인종우월주의의 광기가 그려진다.
"철로 두 줄이 침목으로 땅에 단단히 박힌 채 시야 안의 터널에 펼쳐져 있었다. 철로는 아마도 남북으로, 상상도 할 수 없는 곳에서 시작해 기적과도 같은 종착역을 향해 뻗어 있으리라. 누군가 사려 깊게도 플랫폼에 작은 벤치까지 세워두었다."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는 남북전쟁 이전 흑인 노예들의 탈출을 도운 비밀조직의 이름이다. 작가는 실존했던 이 조직 이름에서 출발해 실제로 노예들이 지하철도를 타고 탈출한다는 내용의 픽션을 썼다. 작가는 어린 시절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 이야기를 듣고 진짜 철도라고 상상했다가 나중에 비유적 의미임을 알고 화가 날 정도였다고 한다.
이런 상상력 덕택에 이 작품은 SF소설에 주어지는 아서 클라크상도 받았다. 지난해 출간 이후 '리얼리즘과 픽션의 천재적 융합'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노예제도가 과거부터 현재까지 우리에게 얼마나 정신적으로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준다"며 휴가철 읽은 책으로 소개했다. 문라이트로 올해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배리 젱킨스 감독이 드라마로 제작 중이다. 황근하 옮김. 348쪽. 1만4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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