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하비로 10만가구 피해…의회에 긴급예산 6조원 요청"

입력 2017-09-01 09:28  

백악관 "하비로 10만가구 피해…의회에 긴급예산 6조원 요청"

9월 의회 개회와 동시에 예산안 표결 촉구…펜스 부통령, 피해지역 방문

사망자 40명 육박, 실종자 많아 인명피해 계속 늘듯…"피해액 최대 84조원"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 초대형 허리케인 '하비'가 미국 텍사스 주 일대에 역대급 피해를 남기고 세력이 약화한 뒤 빠져나가면서 미 정부는 이제 피해 복구를 위해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31일(현지시간) AP, AFP통신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하비로 인한 피해 복구, 수재민 지원을 위해 우선 59억 달러(6조6천억 원) 규모의 긴급 예산을 의회에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AP통신은 익명의 정부 관리를 인용해 이같이 전하고 현재 백악관이 공화당 주요 인사들과 추가 증액 예산안 규모 등을 협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톰 보서트 백악관 국토안보 보좌관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허리케인 하비로 텍사스와 루이지애나 주에서 총 10만 가구가 피해를 본 것으로 추산된다면서 이들을 돕기 위한 긴급 예산을 의회에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보서트 보좌관은 "현 시점에선 추정치이긴 하지만 약 10만 가구가 피해를 본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는 의회에 추가적인 요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백악관은 이르면 1일 중으로 의회에 긴급 예산을 정식으로 요청할 것으로 보이며, 의회는 여름 휴회기를 끝내고 내주 개회하는 동시에 하비 피해 복구를 긴급 의제로 올려 예산안 편성 표결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서트 보좌관은 의회에 요청할 예산안의 정확한 규모는 밝히지 않았지만 일단 긴급 복구를 위해 착수금 형태로 자금 지원을 한 뒤 이후 정확한 피해액이 산정되는 상황에 맞춰 대규모 지원금을 투입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 부부도 이날 텍사스 주를 직접 방문해 피해 지역을 둘러보고 주 정부 및 휴스턴 시 관계자, 구호 기관 관계자들을 격려한 뒤 전폭적인 정부 지원을 약속했다.

펜스 부통령은 이날 텍사스 주 해안도시인 코퍼스 크리스티를 방문한 자리에서 피해 복구 지원을 신청한 인원이 현재까지 약 30만여 명에 달한다면서 의회가 내주 개회하는 대로 예산안 편성 등 지원에 조속히 나서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네 번째로 큰 도시인 텍사스 주 휴스턴을 강타한 허리케인 하비는 일주일 넘게 이 지역에 연간 총 강수량과 맞먹는 '물폭탄'을 쏟아부은 뒤 텍사스-루이지애나 접경 지역을 거쳐 현재 북동쪽으로 빠져나간 상태다.

미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30일 기준으로 하비가 열대성저기압으로 약화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휴스턴이 속한 해리스 카운티 지역의 4분의 1이 여전히 물에 잠겨 있는 가운데 텍사스 곳곳에 설치된 임시보호소에 총 3만여 명의 주민이 집을 떠나 대피해 있는 상태다.

또 지금까지 최소 38명이 숨지고 50명 가까이 실종되는 등 인명피해 집계도 계속 늘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휴스턴에서 최소 교량 1개가 붕괴하고 제방이 무너졌으며 미국 멕시코만 일대에 위치한 텍사스 주의 주요 정유시설도 줄줄이 문을 닫는 등 인프라 시설 및 산업 피해 역시 눈덩이처럼 불어난 상황이다.

'엔키 리서치'는 허리케인 하비로 인한 피해액이 480억 달러(53조8천억원)에서 최대 750억 달러(84조2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y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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