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SNS 장악 보고서 김효재 보고 정황…소환 조사해야"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서혜림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파기환송심 실형 판결 이후 이명박 전 대통령을 향해 칼끝을 들이밀고 있다.
보수 정권 시절 국정원의 정치 개입에 대한 사법부의 유죄 결정이 나온 만큼, 이제는 최종 책임자인 이 전 대통령을 정면으로 겨냥하고 나선 것이다.
추미애 대표는 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원 전 원장에 대한 판결과 관련해 "사법 판결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며 "이 전 대통령 재임 시절 국정원에서 불법과 탈법이 이뤄졌다는 것을 이 전 대통령이 모르려야 모를 수 없는 일이고, 모든 책임은 직속상관이 이 전 대통령이 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추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도 이번 판결에서 결코 자유롭지 않다"며 "사법당국은 드러난 증거를 엄정 수사해 민주 질서와 국민 기본권이 다시 유린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도 했다.
박남춘 최고위원 역시 원 전 원장 판결과 관련해 "엄청난 국기문란 범죄를 단죄하는 데에 왜 4년이나 걸렸느냐"면서 "수사 초기 검찰과 경찰, 법무부가 고위층 수사를 노골적으로 방해해 윤석열 당시 댓글 수사팀장이 좌천당했고 수사를 총괄하던 채동욱 전 검찰총장은 혼외자 논란으로 옷을 벗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박 최고위원은 "청와대의 지시나 비호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며 "전대미문의 국기 문란을 단죄하는 데 오락가락한 판결이 왜 이뤄졌는지 국민은 이해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정원에 범죄를 지시하고 방조한 배후가 어딘지, 몸통이 누구인지 철저히 규명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며 "국가기관의 조직적 범죄를 제대로 밝히는 것은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범계 최고위원은 원 전 원장 역대 재판부를 일일이 거론하며 이전 재판 과정을 비판했다.
박 최고위원은 특히 '정치개입은 맞지만 선거개입은 아니다'는 판결을 내린 1심 이범균 재판관, 원 전 원장 파기환송심을 1년 넘게 지연한 김시철 재판관 등을 거론하며 "증거와 사실관계를 보는 눈은 보수냐 진보냐 어느 정권이냐에 관계없이 수미일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최고위원은 이어 "30개의 여론조작 외곽팀에 대해 18개 팀이 추가로 발견됐다는 보도가 있다"며 "원 전 원장에게 내린 이 판결의 기초는 불과 몇 개 팀이 되지 않는데, 사이즈 면에서 어마어마한 국기문란 사태"라고 언급했다.
그는 "당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장악 보고서가 이 전 대통령 재임 시 김효재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보고됐고 논의된 정황이 밝혀졌다"며 "검찰은 즉시 김 전 수석을 소환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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