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깨끗한 보수' 상처
"아니면 말고식 의혹제기…이혜훈 흔들기" 주장도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보수개혁의 기치를 내걸고 야심차게 시작한 이혜훈호(號) 바른정당이 이 대표의 금품수수 의혹이 불거지면서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게 됐다.
가뜩이나 자유한국당으로의 '통합흡수설', 국민의당과의 연대 등 당의 자력 존립을 흔드는 이슈들로 당 분위기는 어수선했다. 이런 상황에서 당의 얼굴이라 할 대표의 금품수수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바른정당 의원들은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라며 말을 아끼고 있지만 당혹스러움은 감추지 못했다.
수도권 한 의원은 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아직 사실인지 아닌지도 모르고, 돈을 줬다는 사람의 말에도 신빙성이 없다. 현재로서는 이러쿵저러쿵 말할 단계가 아니다"며 언급을 자제했다.
한 중진 의원은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향후 당에 미칠 파장을 예단하기는 힘들다"며 "이 대표 체제도 어려워지지 않을까 싶다"고 우려했다.
당 내분 조짐도 감지된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를 흠집 내기 위해 누군가 금품수수 의혹을 고의로 들고나온 것 아니냐며 의심하고 있다.
대표적 자강론자인 이 대표 체제를 달가워하지 않은 세력들이 당 안팎에서 '이 대표 흔들기'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원은 "당 안팎에서 '기획의 냄새가 난다'는 얘기가 나온다. 금품수수 의혹으로 무거운 분위기를 느끼는 사람도 있고, 낄낄대는 사람도 있다"며 "비정상적 의혹 제기에 엉뚱한 사람만 상처받고 난 뒤 '아니면 말고' 식의 정치문화는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혹의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이 대표의 금품수수 의혹이 '깨끗한 개혁보수'를 지향하는 바른정당 이미지에 부정적인 타격을 입혔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당 관계자는 "바른정당이 추구하는 보수개혁론이 암초를 만났다. 당의 존립이 중요한 이 시기에 왜 하필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터졌는지 걱정스럽다"고 토로했다.
다만 이번 일로 이 대표의 리더십이 타격을 입고 자강론이 한풀 꺾일 수는 있어도 한국당·국민의당 등과의 통합 연대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 의원은 "타당과의 통합 연대는 (의혹과) 별개의 문제"라며 "특히 한국당과의 통합은 친박(친박근혜) 청산 등 통합의 환경이 마련돼야 가능한 이야기"라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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