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광고 규제 전방위 강화…"빚 권하는 폐습 청산"

입력 2017-09-03 08:07  

대출광고 규제 전방위 강화…"빚 권하는 폐습 청산"

정치권, 제2금융 방송·인터넷·전화광고 전면·부분 금지법안 14건 발의

금융위, 정치권과 논의 후 입법 추진

(서울=연합뉴스) 이 율 홍정규 기자 = 대부업체, 저축은행, 카드사, 캐피털사 등 제2금융권의 대출광고 규제를 전방위로 대폭 강화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회에는 의원 입법으로 제2금융권 전반의 방송·인터넷·전화 대출광고를 전면 또는 부분적으로 금지하는 법안 14건이 발의돼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일 개회한 문재인 정부의 첫 정기국회에서 정치권과의 논의를 거쳐 입법을 추진할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빚내라고 부추기는 대출광고에 관한 규제를 대폭 강화해야 한다는 게 정부 입장"이라면서 "이미 발의된 법안이 있으므로 국회 논의를 거쳐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취임사에서 "우리 경제에 만연한 빚 권하는 폐습은 사라져야 한다"면서 "소비자를 호도해 쉬운 대출을 조장하는 부당한 광고나 권유는 금지하고 청년들에게 빚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부업체 대출 관련 방송광고는 지상파채널에서 2007년부터 전면 금지됐지만, 케이블채널과 종합편성채널에서는 허용돼 있다.

대부업체는 2015년 7월부터 모두 평일 오전 7∼9시, 오후 1∼10시, 토요일과 공휴일 오전 7시∼오후 10시에는 방송광고를 할 수 없게 됐다. 일주일에 방송광고가 가능한 시간은 168시간 중 85시간이다.

저축은행도 저축은행중앙회 차원에서 대부업체와 같은 방송광고 시간제한 규제를 자율적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TV(IPTV) 보급이 보편화 되면서 방송콘텐츠인 주문형비디오(VOD)를 통한 대부업체 대출 관련 광고는 시간대와 상관없이 방영되고 있다.

아울러 통신사업자 등이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를 운영하면서 VOD와 대출광고 등을 함께 제공할 수 있게 돼 대출광고 시간규제가 어려운 방송채널이 늘어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실제로 대부업체나 저축은행 광고비 집행 현황을 보면 2015년 7월 이후 방송광고시간 제한규제 도입으로 총 방송광고비는 감소했지만, 광고가능시간 감축 대비 광고비는 증가했다고 국회 정무위원회 전상수 수석전문위원은 밝혔다.

현재 대출광고 규제를 강화하는 14건의 계류 법안 중 가장 급진적인 안은 대부업체·저축은행·신용카드사·캐피털사 대출상품 방송과 IPTV 광고를 전면 금지하고 위반 시 과태료를 부과하는 내용이다. 이는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 등 27명이 발의한 대부업법·여신전문금융업법·상호저축은행법 개정안이다.

대부업체는 방송광고뿐 아니라 IPTV·인터넷·전화를 활용한 정보통신망서비스 등에서 대출광고를 전면 금지하는 내용으로 민주당 변재일 의원 등 11명이 발의한 대부업법 개정안도 지금보다는 전방위로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이다.

이 가운데 제 의원이 발의한 여신전문금융업법·상호저축은행법 개정안은 정무위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변 의원이 발의한 법안과 병합 심사 중이다.







이들 법안은 대출이 쉽다는 금융관념이 정착되지 않도록 하고, 광고를 통한 대출 접근경로를 차단해 금융소비자를 보호하는 한편, 가계부채의 급속한 팽창을 억제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하지만 제2금융권 대출 관련 방송광고 전면 금지는 표현과 영업 자유 등 기본권을 제한하고, 음성적 마케팅이 확대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으며, 가계부채 문제 해소를 위해서도 금융소비자를 보호하는 근본적 해결방안이 아니라는 반박도 나오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대출광고 규제는 소비자 피해 방지의 이익·위헌 소지와 소비자 알 권리 침해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봐야 한다"면서 "전면 금지는 위헌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있는 만큼, 시간대 규제 강화 등의 방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yulsid@yna.co.kr

zhe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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