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 코스닥' 나선 외국인…보름간 4천500억원 순매수

입력 2017-09-03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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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 코스닥' 나선 외국인…보름간 4천500억원 순매수

IT·반도체·제약 집중매수…추세상승 동력 가능성엔 '글쎄'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외국인이 코스닥 시장에서 '사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8월 중순 이후 보름여 동안 정보기술(IT)과 제약 업종을 중심으로 4천500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 반등을 이끌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1일까지 코스닥 시장에서 9거래일 연속 순매수세를 나타냈다.

외국인의 '바이(Buy) 코스닥' 흐름은 미국과 북한 간 '강대강' 대치로 지수가 급락한 직후인 지난달 중순부터 본격화됐다.

지난달 14일부터 이달 1일까지 보름가량 동안 외국인은 을지훈련 시작일인 8월 21일 하루만 빼고 줄곧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이 기간 외국인의 누적 순매수 규모는 4천508억원으로 전체 누적 순매수 금액 1조5천348억원의 약 30%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기관이 3천69억원, 개인은 1천577억원 각각 순매도를 보였지만 외국인 매수세 덕에 코스닥 지수는 5.36% 상승했다.

외국인이 최근 보름 동안 가장 많이 사들인 업종은 IT·반도체와 제약이었다.

IT하드웨어 업종에서만 1천351억원어치를 담았고 반도체는 766억원, 제약은 760억원 각각 순매수했다.

종목별로는 CJ E&M(496억원), 오스템임플란트[048260](323억원), 셀트리온[068270](296억원), 피에스케이[031980](246억원), 서울반도체[046890](239억원), AP시스템[265520](219억원) 등을 집중 매수했다.






전문가들은 연초 이후 이어지던 코스피 대형주 상승 랠리가 주춤해지자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코스닥의 중·소형주 중에서도 실적 개선이나 정책적 수혜가 기대되는 IT·제약 업종에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유겸 케이프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코스피가 뚜렷한 모멘텀 없이 쉬어가는 사이에 그간 조정폭이 컸고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코스닥이 더 강한 상승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상국 KB증권 WM리서치부 종목분석팀장은 "전방업체 설비투자 확대로 실적이 증가하고 있는 IT·반도체 관련 업종에 외국인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새 정부 정책 수혜업종으로 꼽히는 바이오·제약주도 상승 흐름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런 분위기가 코스닥의 본격적인 상승 국면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일정 시점 이후에는 외국인 매수세가 코스피 쪽으로 다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매크로팀장은 "최근 외국인의 코스닥 순매수는 다분히 순환매적 성격이 강하다. 대형주의 투자 매력이 살아나면 언제든지 빠져나갈 것"이라며 "이 때문에 최근 코스닥 상승세를 본격적인 중·소형주 장세 부활로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상장사들의 특정 산업 편중, 대기업과 연계된 내수형 구조, 높은 개인 투자자 비중과 그에 따른 변동 위험성 등 코스닥 시장의 구조적 한계도 지수의 추세상승을 기대하기 어렵게 한다고 지적했다.

임상국 팀장은 "북한 관련 위험 등 추가 돌발 악재가 없다면 코스닥 지수는 당분간 오름세를 유지하며 연중 고점을 무난히 회복할 것"이라면서도 "코스피 대형주가 반등하기 시작하면 상승 흐름이 제약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inishmor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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