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美강타 가능성…하비도 아직 강우 여력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미국 텍사스주를 강타한 허리케인 '하비'의 기세는 꺾였지만 또 다른 허리케인 '어마'(Irma)가 세력을 키우고 있어 추가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애초 열대성 폭우로 예보됐던 어마는 시속 115마일(185㎞) 바람을 동반한 카테고리 3등급으로 몸집을 불렸다. 다음 주에는 카리브 해와 미국 남동부 연안에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미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전날 "어마가 빠른 속도로 강화하면서 강력한 허리케인이 됐다"고 밝혔다.
어마는 현재로써는 카리브 해 섬 바깥쪽에 머물고 있어 당분간은 미국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커 보이진 않지만, 이후 어디로 움직일지 불확실한 상태다.
대략적으로는 멕시코에서 캐나다로 움직이면서 이동 경로에 있는 지역은 영향권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주말과 다음 주 초까지는 서쪽으로 이동을 계속하다가, 주초에 남서쪽으로 방향을 살짝 틀 것으로 보인다.
그 이후가 문제다. 미국에 별다른 피해 없이 바다로 빠져나갈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카리브 해에 상륙해 큰 피해를 남기고 이후 미국도 강타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NHC는 향후 5일간 어마가 서쪽으로 움직이면서 발달, 카테고리 4등급의 초강력 허리케인으로 강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어마가 어디로 갈지 예측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금 당장은 미국 본토에서 2천500마일 떨어져 있고, 최소 7∼10일은 여유가 있다. 괜찮다"는 NHC 기상학자 데니스 펠트겐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그렇다고 하비의 기세가 완전히 사그라든 것도 아니다.
AP통신은 하비가 아직 비를 뿌릴 힘이 남아있어 북쪽 인디애나주까지 범람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25일 카테고리 4등급으로 텍사스주에 상륙한 하비는 5일 연속으로 열대성 폭우를 퍼붓다가 바다로 빠져나갔다. 닷새간 내린 비의 양은 총 1.3m에 이른다.
하비로 피해가 가장 컸던 휴스턴엔 복구가 한창이다. 당국이 공식 확인한 사망자 수는 39명이지만, 여전히 19명은 실종상태이고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AP는 전했다.
실종자 수색에 난항을 겪는 가운데 지난달 29일 주차장에서 숨진 채 발견된 후아레스 카바조스(42) 씨를 포함한 사망자들의 장례식도 하나둘씩 시작됐다.
경찰은 카바조스가 익사했거나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했다. 가족들은 고인이 "항상 웃고 행복한 사람이었다"며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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