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에서 여름방학이 끝나 개학한 뒤 청소년이 자살하는 사례가 잇따라 정부와 관련 단체가 긴장하고 있다고 일본 언론들이 3일 보도했다.
일본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30일~지난 1일 사흘간 도쿄(東京)와 사이타마(埼玉)현에서 자살을 시도한 중고등학생은 4명이나 된다. 이 중 3명이 세상을 떠났다.
지난달 30일 도쿄도 다이토(臺東)구에서 중학교 2학년 남학생이 아파트에서 떨어져 숨졌으며 같은달 31일 시부야(澁谷)구에서는 고등학교 1학년 남학생이 목을 매 숨진 채로 발견됐다. 같은날 사이타마현 도코로자와(所澤)시에서는 개학식을 하루 앞둔 고등학교 1학년 남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일본 내각부의 '2015년 자살대책백서'에 따르면 1972~2013년 자살한 16세 이하 아동·청소년의 수는 1만8천48명이었다. 특히 2학기가 시작하는 시점에서 자살한 사례가 유독 많아서, 9월1일이 131명이었고 9월2일 94명, 8월31일이 92명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 정부와 시민단체들은 학생들이 삶을 포기하는 것을 막기 위해 상담전화를 가동하고 캠페인을 펼치는 등 분주해졌다.
문부과학성은 '24시간 아동 SOS 다이얼' 전화 상담창구를 운영하는 한편 자살을 암시하는 글이 SNS 등에 올라와 있는지 감시 활동을 강화했다.
시민단체들은 '차일드 라인', '딸기의 전화', '마음의 건강삼당 통일 다이얼', '아동의 인권 110번' 등의 유선 상담실에서 학생의 고민을 들어주고 있다.
프리스쿨 네트워크는 '학교가 괴롭다면 여기가 있다'는 타이틀로 학생에게 머물 곳을 무료로 제공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전국 부등교(등교하지 않는) 신문사' 등 시민단체 5곳은 지난달 25일 "괴로우면 (차라리) 학교를 쉬어라"는 내용의 '긴급 메시지'를 발표하기도 했다.
전국 부등교 신문사는 홈페이지에 중견 원로 여배우 기키 기린(樹木希林) 씨를 비롯한 멘토들의 메시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기키 씨는 힘들어하는 청소년들에게 "9월1일(개학일)이 싫다면 (자살하지 말고) 좀 더 기다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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